[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추석 맞이 행사가 한창인 항공업계에서 이스타항공이 불편한 연휴를 보내고 있다. 항공운항증명(AOC) 발급 중단으로 비행기를 못띄워 직원 생계가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들은 추석을 맞아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진에어(272450)는 지난 9일~10일 운항한 국내선 항공편 가운데 15편 탑승객 대상으로 추석 노래 제목 맞추기와 기내 보물찾기, 가위 바위 보 등을 통해 경품을 제공했다. 역귀성 항공권 할인 혜택도 줬다.
지난달 31일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이스타항공 근로자들이 AOC 발급을 위한 정부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091810)은 9일부터 30일까지 김포와 대구, 광주, 청주공항에서 반려동물 동반 국내선 탑승 체크인 시 ANF 사료 3종, 강아지 타월, 에코백이 든 트래블 키트를 선착순 1000명에게 준다. 제휴 카페에 펫 탑승권을 제시하면 10%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에어부산 등도 국내선 임시 항공편 투입으로 여행 수요 증가에 대응했다.
반면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연휴 전날인 8일도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소규모 피켓 시위를 마치고 귀가했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지난달 22일부터 매일 오후 1시~3시 두세 명 규모로 항공운항증명(AOC) 발급 촉구 시위를 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연말까지 임직원 530여명 전체 유급휴업과 유급휴직을 이어가고 있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2020년 3월 경영난으로 운항을 멈춘 뒤 인수와 회생을 거쳐 AOC 발급을 신청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7월 이스타항공을 허위자료 제출 의혹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하면서 발급이 중단됐다. 현재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가 수사를 맡고 있다.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언제 끝날 지 모르는 경찰 수사와 검찰의 기소, 재판에 걸리는 시간을 생각하면 아찔하다고 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만일 재판을 하게 되면 연 단위가 될 수 있으니, 직원들은 영업을 하는 전제로 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 입장은 완고하다. AOC 발급 중단은 국토부 '항공운송 사업 운항증명 업무지침'에 따른 조치다. 업무지침은 "만약 계획된 운항이 재정적인 요소, 경제적인 요소 및 법률적인 요소에 관하여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가 발견될 경우에 해당요소가 교정 될 때까지 검토를 중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한민국 조종사 노동조합 연맹은 7일 입장문을 내고 주무관청인 국토부의 주도적인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조종사 노조는 “높은 실업률로 고민하는 것보다 신속한 AOC의 발급은 정부로서 국민을 위하는 것은 물론, 곧 다가올 한가위를 이스타항공 노동자들과 더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업계 대목은 10월에도 이어진다. 여행업계에서는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 상품이 빠르게 마감될 것으로 내다본다. 겨울 동남아와 유럽여행도 성수기를 맞을 전망이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