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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포스코 침수 피해 복구 총력…길어지는 ‘비상경영’
압연 지역 대부분 배수 완료…정상화 ‘미정’
입력 : 2022-09-14 오후 4:06:22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포스코(005490)가 태풍 힌남노에 따른 침수 피해로 압연 생산 차질을 겪으면서 ‘비상경영' 체제가 길어질 전망이다. 다만 경쟁사를 포함한 민·관·군 총력 지원으로 제철소 생산 정상화에 속도가 붙고 있다.
 
14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 6일 새벽 시간당 최대 110㎜가 쏟아진 폭우에 잠겨 제품 생산을 멈추고 복구 작업에 총력을 쏟고 있다. 오는 15일이면 침수 피해 열흘째를 맞는다.
 
포항제철소 피해 복구작업을 지원 나온 소방공무원들이 대용량포 방사시스템으로 공장 내부의 물을 빼내고 있다.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7일 포항제철소 생산 중단 공시와 함께 복구 작업에 돌입했고, 12일 3개 고로 전부 가동 체제에 돌입해 철강반제품(슬라브) 생산을 시작했다. 경상북도와 소방청, 해병대와 고객사 등 전국 50여곳에서 민·관·군 지원이 이어진 덕분이다.
 
이날 포스코는 “냉천의 범람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포항제철소 압연 지역은 약 90% 정도 배수가 완료돼 일부 공장은 전기 공급이 시작됐다”며 “배수 작업과 지하시설물 점검이 완료되면 피해 규모 추산과 압연 라인 가동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선향 후판 등 주요 제품 생산 정상화 일정은 알 수 없다. 후판은 연속 주조기에서 생산된 슬라브를 고객사가 원하는 크기로 압연·냉각 후 잘라 만든다. 현재 압연 지역 배수가 거의 끝났을 뿐 모든 공정의 정상화 시점은 파악할 수 없다.
 
이에 대해 포스코 측은 “이제 배수가 됐고, 제철소 압연 라인 100% 가동이 아니어서 당장 후판을 예전처럼 뽑아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압연 지역 내 공장들이 나뉘어 있고 제품 라인별로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 7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지 세 달만에 고비를 맞았다. 세계 시장 축소와 원자재 조달 비용 상승, 공급망 불안 등이 겹친 데 대응한다며 수익성 방어와 원가 혁신 등을 내걸었다.
 
핵심인 철강 사업은 비상판매 체제 운영으로 밀마진(철강 판매가에서 주원료비를 뺀 값) 하락 방어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같은 달 대우조선해양(042660)도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이후 조선 업계와 철강 업계의 후판가 협상이 시작됐는데, 소폭 하락이 예상됐다. 업계에선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후판가 하락을 예상했다. 현대제철(004020)은 하락한 원료 가격이 3분기 말 이후 원가에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한국조선해양(009540) 역시 3분기 흑자 전환 요인으로 후판가 하락을 꼽았다.
 
이번 침수가 후판가 협상에 얼마나 영향을 줄 지는 미지수다. 다만 조선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침수 피해가 후판 수급 차질로 이어질 지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조선사가 미리 주문한 후판 수개월치를 조선소에 쌓고 배를 짓는 구조여서 단기간 피해는 없다. 포스코의 피해 규모 추산이 끝나면 구체적인 대응책이 마련될 전망이다.
 
고객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서도 소방펌프와 발전기를 지원하는 등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직원들이 3후판공장에 현대중공업이 지원한 소방펌프를 긴급 투입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이번 피해가 다른 철강사의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업계에선 “산업 전반의 위기가 올 수 있다”며 손사래를 친다. 국내 철강 수급 위기는 국내 경쟁사 수혜가 아닌 원자재 수입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철강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가 생산을 못하는 물량을 타사가 메우는 게 아니라 중국산 제품이 들어올 수 있다”며 “전방 산업이 철강을 적절히 공급받지 못하는 데서 위기가 오는 것”이라고 밝혔다.
 
철강 업계에서는 산업 전체 위기를 막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제철 당진제철소는 최근 토페도카(Torpedo Car) 5기를 포스코 포항제철소에 급파했다. 토페도카는 쇳물을 담아 운반하는 용기를 실은 차량이다.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이 토페도카에 담겨 제강 공정으로 옮겨진다.
 
포스코 관계자는 “침수로 사용이 어려웠던 포항제철소 토페도카를 대신해 현대제철의 토페도카가 포스코의 쇳물을 성공적으로 옮기면서 위기 상황에서 철강 업계 간 협심이 빛을 발했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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