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현대중공업(329180) 2022년도 임단협(임금·단체협약) 교섭 장기화 여부가 10월 결정될 전망이다. 노조는 현재 협상에서 사측과 큰 대립은 없지만 진전도 없다며 파업 여부에 대한 조합원 의견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투표 규모는 현대중공업그룹 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010620)·#현대삼호중공업)로 예정돼 있어, 수주 호황 속 생산 중단 사태가 일어날 지 관심을 모은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와 사측이 지난 7월19일 2022년도 단체협약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1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 소속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기계(267270),
현대일렉트릭(267260)은 일주일에 두 차례 사측과 각자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화·목요일, 현대일렉트릭과 현대건설기계는 수·금요일 따로 진행한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후 2시 12차 교섭을 시작했다.
앞서 현대중공업 그룹 내 조선3사는 내년부터 지주사(HD현대 또는 한국조선해양)와 단일·직접 교섭을 하자고 제안했다. 조선부문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이 영업하고 각 조선사에 일감을 나눠주므로 단일 교섭이 합리적이라는 주장이다. 기본급 14만23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임금피크제 폐지 등 공동 요구안도 냈다. 이후 교섭은 따로 진행중이다.
현대중공업은 이전처럼 건설기계, 일렉트릭과 단일 타결 구조를 유지한다. 두 회사가 교섭에 합의해도 나머지 한 곳에서 결론이 안 나면 지부 단위 협상도 안 끝난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협상에 속도가 나지 않는다며 지난주부터 점심시간에 각 분과별로 ‘2022년 단체교섭 승리 결의와 보고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비가 와서 일부 일정이 미뤄져 10월2일까지 계속 할 예정”이라며 “중간에 비가 또 오면 5일까지 진행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노조는 10월까지 임단협에 진전이 없으면 해를 넘길 가능성을 고려해 조합원 상대로 파업 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현대중공업 지부 단위를 넘어 그룹 내 조선 3사가 10월 19일~21일 각 조합원 의견을 묻는 투표를 진행한다. 다만 이달 28일 교섭 상황을 점검한 뒤 투표 일정을 늦출 수 있다.
노조 측은 “9월이 지나게 되면 조합원 인내에 한계가 있는 점을 감안해 10월로 일단 잡은 것”이라며 “우리 요구에 대해 회사가 아직 명쾌한 입장을 안 밝혔기 때문에 쟁점에 대해서는 (대립이) 아직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측도 빠른 교섭 타결을 원한다면서도 그룹 내 조선3사 단일 교섭에 대해서는 “별개의 법인”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단협 초기 불거진 CCTV 논쟁도 한창이다. 노조는 지난달 여름휴가 도중 울산 조선소 내 사내협력업체 구역에 노동자 동의 없이 CCTV 약 200대가 설치됐다며 문제제기하고 있다.
노조는 노동자 감시 의도와 원청 개입을 의심하고 있다. 사내협력사 대표들은 지난달 19일 안내문을 내고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재해 예방 차원이라고 밝혔다. 반면 노조는 “안전 때문이라면 노후 시설을 바꿔야지 왜 행동을 지켜보느냐”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 측은 “협력업체가 대여한 공간에 대한 관리감독은 각 업체가 하고 있다”며 “원청 허락을 받고 설비를 설치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