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폴란드에 FA-50 경공격기 48대를 수출하는 실행계약(Executive contract)을 맺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계약 규모는 30억 달러다. KAI는 지난 2011년 T-50 수출 시작 이래 사상 최대 규모 계약과 첫 유럽시장 진출 기록을 세우게 됐다.
FA-50 계약 행사 기념사진. 사진 왼쪽부터 브와쉬작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장관, KAI 강구영 사장. (사진=KAI)
지난 16일 폴란드 민스크 공군기지에서 진행된 계약 행사에는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 등 폴란드 고위 공무원과 KAI 강구영 사장, 임훈민 주폴란드 대사,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등이 참여했다.
계약에 따라 KAI는 FA-50 12대를 2023년 말까지 우선 납품한다. 나머지 36대는 2025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납품할 예정이다.
폴란드 공군의 요구도를 반영해 KAI가 납품할 FA-50PL 형상은 현존 최고 사양의 FA-50 성능개량 형상이 될 전망이다. 공중급유기능을 통한 항속거리 증대,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 공대지?공대공 무장 개선 등으로 전반적인 기능을 높인다.
FA-50PL은 경공격, 특수전술과 전투임무 등 다양한 임무작전이 가능하다. 또한 F-16과 호환성이 높고 F-35와 같은 5세대 전투기의 교육 훈련에도 최적화됐다. KAI 측은 "향후 폴란드 공군의 전투 조종사 양성과 전력 증강에 기여하는 핵심기종으로 활약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KAI는 이번 계약을 계기로 폴란드 내 물류허브(Logistics Hub)를 짓고 유럽의 4·5세대 전투기 조종사 훈련 소요를 충당하기 위한 국제비행훈련학교 운용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KAI와 폴란드 정부는 물류허브 설립을 위해 현지 업체가 참여하는 공동실무단을 구성해 시장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KAI는 자사 기술과 후속지원 역량, 현지업체의 제조능력이 합쳐지면 새로운 형태의 협력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
KAI는 물류허브가 설립으로 FA-50PL 운영 효율성과 가동률 향상, 현지 항공산업 성장, 일자리 창출 등 폴란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본다.
또한 KAI는 폴란드 현지에 국제비행훈련학교 설립을 위한 양국 간 협의체를 만들어 폴란드 공군 조종사는 물론 유럽 전체 조종사 양성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KAI는 상호협력으로 폴란드를 FA-50 수출을 위한 거점으로 삼아 유럽 전역으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다.
폴란드 공군 요구도를 적용한 FA-50PL 그래픽형상. (사진=KAI)
KAI 강구영 사장은 “폴란드와 오래도록 지속 발전 가능한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가 되길 기대한다”며 “폴란드 수출을 발판 삼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를 비롯한 미국 시장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공군 전투조종사이자 시험비행조종사 출신이다. 그는 취임 3일째인 지난 8일 사천비행장에서 직접 T-50에 탑승해 40여분 조종했다.
이번 출장 기간에는 폴란드 외에 추가 유럽시장 확대를 위한 CEO 현지 전략회의를 열고 수출시장 개척에 집중했다.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은 “이번 계약은 6월 마드리드 NATO 정상회의에서 대한민국 윤석열 대통령과의 만남 이후 양국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단기간에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며 “향후 폴란드에서의 공동 협력을 뛰어 넘어 EU·NATO 시장 진출에도 함께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