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한국과 미국 주요 벤처캐피탈(VC)이 약 2억1500만달러(2800억원)규모로 한미 글로벌 벤처 펀드를 만든다. K-스타트업의 글로벌 VC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투자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피어 17에서 개최한 '한-미 스타트업 서밋'행사 일환으로 공동펀드 결성 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공동펀드에는 모태펀드를 운영하는 한국벤처투자와 미국의 벤처캐피탈 '알피에스 벤처스(RPS Ventures)', '밀레니엄 테크놀로지 밸류 파트너스(Millennium Technology Value Partners)', '어플라이드 벤처스(Applied Ventures)'가 참여해 K-스타트업의 투자와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기부는 이번 펀드 조성을 통해 한국 스타트업 현지화 전략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보고 있다. 이영 중기부 장관은 "세 개 VC가 가진 네트워크에 한국 스타트업을 연결시키기로 했다"면서 "현지화 전략으로 하는 글로벌 유니콘 만들기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기부는 한-미 스타트업 서밋 둘째 날인 21일 첫번째 행사로 진행된 '글로벌 대기업 좌담회'에서 딥테크 시대 스타트업의 중요성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정부, 대기업, 스타트업의 협력 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글로벌 대기업 임원들은 블록체인, 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등 다양한 미래 핵심 기술에 대한 전망을 제시했다. 이들은 딥테크(deep tech) 기술의 발전에 스타트업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이어 카란 바티아 구글 VP(Vice President)와 박원기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각 사의 스타트업 협업 모델과 성공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앞으로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하며 더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아이디어와 유연성 등 스타트업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한-미 스타트업 서밋 두번째날인 21일 사전 행사의 첫번째 행사로 진행된 '글로벌 대기업 좌담회'에서 딥테크 시대 스타트업의 중요성과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정부, 대기업, 스타트업의 협력 방안에 대해 토론이 이루어졌다. (사진=중기부)
좌담회가 끝난 후, 이 장관과 데이브 로젠버그(Dave Rosenberg) 오라클 SVP(Senior Vice President)가 참석한 가운데 '오라클 협업 스타트업 공동육성 세리머니'가 진행됐다. 오라클은 비즈니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시스템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 IBM과 함께 손꼽히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이 장관과 로젠버그 SVP는 스타트업과 오라클을 상징하는 퍼즐 조각을 하나로 조합하는 세리머니를 진행하며 한국 정부와 오라클이 스타트업 공동육성을 위해 협업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에 따라 오라클은 내년부터 한국의 스타트업이 오라클 제품과 기술·경영 노하우를 활용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함께 스타트업 공동육성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한다. 특히 인공지능·클라우드 분야 20개 스타트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K-스타트업의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을 기원하는 'K-스타트업 공동 육성 세리머니'도 열렸다. 참석자들이 K-스타트업을 상징하는 조형물의 불을 밝히자 웅장한 음악과 함께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별이 한국과 미국을 비행하며 하늘 높이 올라가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뉴욕=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