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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량 수입' BCG 백신, 2년간 2억원어치 폐기
열에 아홉이 유효기관 경과…"종합 대책 마련해야"
입력 : 2022-09-28 오전 8:46:57
연도별 보건소 BCG 피내용 백신 폐기 현황. (자료=최혜영 의원실)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국내 생산이 어려워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BCG 피내용 백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보건소에서 유효기관 경과로 대부분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건소 업무 중단 등으로 BCG 피내용 백신 접종이 어렵게 되자 접종자의 절반 가까운 영유아가 7~9구만원가량의 경피용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질병관리청에게 제출받은 보건소 BCG 피내용 백신 폐기현황을 분석한 결과, 2019년 907건이었던 백신 폐기는 2020년 3254개, 2021년 4965개로 늘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억1811만원어치다.
 
폐기 사유는 유효기간 경과가 매년 90%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지난해 폐기 백신의 98.8%에 해당하는 4905개는 유효기간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폐기 이력이 있는 보건소도 2019년 97개에서 2021년 210개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보건소당 평균 폐기량도 같은 기간 9.4개에서 23.6개로 크게 늘었다.
 
폐기량이 가장 많았던 보건소를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경기 하남시 보건소 148개, 2020년 서울 강서구 보건소 113개, 2019년 전북 전주시 보건소 153개였다. 2020년과 2021년에는 폐기량 샹위 3개 보건소가 각각 100개 이상의 BCG 피내용 백신을 폐기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보건소에서 무료접종인 피내용 백신 접종이 어렵게 되자 접종자의 절반 가까운 영유아의 부모는 BCG 경피용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피용 백신 접종 비용은 약 7~9만원이다.
 
지난 2019년 보건소에서 BCG 피내용 백신을 접종한 신생아는 접종자의 34.2%인 10만2859명이었다. 같은 기간 경피용 백신 접종자는 28.1%에 해당하는 8만4308명이었다.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2019년과 달리 코로나19 국내 유행이 시작된 2020년에는 피내용 백신 보건소 접종 비율이 8.8%(2만3934명)로 급감한 반면 경피용 백신을 접종한 비율은 전년 대비 20%P 이상 증가한 48.7%(12만2057명)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보건소 접종 비율이 더 줄어들어 접종자의 5.1%인 1만3248명만 피내용 백신을 맞았다. 경피용 백신 접종 비율은 47.1%까지 올라 총 12만1757명이 접종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달 기준 보건소 접종 비율은 5%까지 떨어져 7522명만 보건소에서 피내용 백신을 맞았다. 경피용 백신 접종자는 전체 대상자의 49.5%로 총 7만4508명이었다.
 
최혜영 의원은 "국내 생산이 되지 않아 현재 100% 수입하고 있는 BCG 백신은 결핵 예방을 위해 생후 4주 내에 접종해야 하는 필수 백신"이라며 코로나19 방역에 모든 보건의료자원이 쏠려있었던 사이 보건소에 보관된 BCG 백신은 유효기간 경과로 전부 폐기되고, 신생아를 둔 부모들은 무료 BCG (백신) 접종 기회를 놓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라도 보건당국은 보건소 내 BCG 피내용 백신의 폐기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접종할 곳이 없어 불가피하게 약 7~9만원가량의 유료용 백신을 접종하는 불합리한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임시 예방접종 대상 지정 등 종합 대책을 조속히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동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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