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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의료원' 민간 위탁 움직임…공공성 훼손 '반발'
성남시의회 국힘, 민간위탁 조례 개정안 입법예고
입력 : 2022-10-06 오후 4:09:42
[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성남시의료원이 심각한 인력난에 빠진 가운데 성남시의회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성남시의료원을 민간위탁하는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성남시의료원의 공공성이 훼손된다며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6일 성남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이 발의한 '성남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지난 13일 입법예고됐다. 개정안 제7조1항 중 '운영의 전부 또는 일부를 대학병원 등에 위탁할 수 있다' 부분을 '운영을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법인에게 위탁하여야 한다'로 수정했다.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번 개정에 대해 지난 2016년 법인 설립 이후 2022년까지 2011억원을 성남시 출연금으로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매년 300억 정도의 시 재정을 지원해야 함을 이유로 달았다. 또 코로나19 대응에 최선을 다했지만, 개원 3년 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의료진을 충원하지 못해 진료체계가 정비되지 않음을 지적했다.
 
이에 개정을 통해 성남시의료원을 대학병원 등에 위탁운영하게 해 검증된 의료체계를 통해 진료의 신뢰도와 만족도를 높여 시민들이 찾을 수 있는 의료원으로 위상을 재정립 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성남시의료원의 의료원 정원은 99명이지만 현재 무려 27명이 결원인 상태로 인력부족에 허덕이는 실정이다.
 
그러나 20여 년 전 전국 최초로 주민발의 조례 운동으로부터 출발한 성남시의료원의 경우 지난 2020년 7월 개원해 운영한 지 2년여밖에 되지 않았을뿐더러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개원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도 코로나19 치료에 전념했다. 결국코로나19 확산이 점차 해소되면서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병원 운영에 돌입한 만큼 당장 민간위탁을 하기 보다는 자체 운영을 더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때아닌 전염병으로 공공의료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된 시점에 이같은 조례 개정은 반발의 목소리를 불러 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나 일반 병원보다 낮은 진료비로 인해 의료원으로 발길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신상진 성남시장은 성남시 국회의원으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이미 성남시의료원의 민간 위탁을 주장한 바 있다. 이재명 당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하던 2010년 당시 성남시의료원의 운영방식을 두고 신 시장은 민간 위탁을 주장한 반면 이 대표는 이를 전면 반대했다. 결국 당시 시장이던 이 대표의 주장대로 법인 설립을 통해 직영 운영키로 결정 됐다.
 
그러나 신 시장이 올해 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국회의원 시절부터 주장하던 의료원 운영방식을 고집해 결국 민간위탁으로 변경 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신 시장은 취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대학병원 등으로 위탁할 경우 되려 의료 질이 높아지고, 시가 공공의료원의 적자를 감수하는 만큼 진료비 역시 높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이에 경기지역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성남시의료원을 민간위탁으로 한다는 것은 주민 조례로 만든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병원인 성남시의료원을 민간기관에 갖다 바치려는 꼼수와 다름이 없다"며 "자꾸 진료비가 오르지 않을 거라고 하는데, 실제로 통계를 보면 민간위탁 이후 마산의료원은 진료비가 3배 올랐고, 이천의료원은 2배 올랐다. 여기라고 안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성남시의료원이 코로나19 상황에 전념해 운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공공의료원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민간위탁이 될 경우 아마 시민들은 또 다른 전염병이 도래했을 때 코로나19 상황과 같은 치료를 요구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성남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오는 7~21일 열리는 제275회 성남시의회 1차 정례회에서 처리될 예정이지만,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의 반대에 충돌이 예상된다.
 
성남시의료원 전경. (사진=성남시의료원)
 
 수원=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박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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