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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는 중독' 논란…증시 악화일로 상황에 종사자는 '한탄'
국회 정무위 송석준 의원실 주식투자 중독 심각성 지적 자료 발표
입력 : 2022-10-11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주식 투자를 도박과 같은 중독으로 규정하고 자살시도 등 극단적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발간한 보도자료를 둘러싸고 투자자들의 자조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내 증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자의 상실감을 어루만져 주기 보단 재테크를 중독으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방식이 구시대적이란 언급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엄연한 국가 산업의 한 파트이자, 재테크의 합법적인 영역인 주식투자를 두고 중독으로 규정한 시각에 대해 금융투자 및 증권업에 대한 이해도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내놨다. 
 
송석준 의원 주식투자 중독 관련 보도자료 화면 갈무리
지난 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송석준 의원(경기 이천시)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작년 한해 동안 주식투자 중독상담을 받은 사람이 1627명으로 2017년(282명) 대비 6배 가까이 폭증했다고 밝혔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은 전체 상담인원 대비 주식중독 상담인원 비율도 증가하는 추세로 2017년 3.6%, 2018년 3.7%, 2019년 3.9%, 2020년 6.2%, 2021년 8.2%, 2022년 7월 기준 9.1%로 2022년 상담인원 비율은 2017년의 2.5배에 달했다고 했다.
 
송석준 의원은 "자산투자도 과도한 투기로 이어질 경우 도박 중독과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므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주식중독 치료 및 상담프로그램 강화 등 심각한 중독 상태에 놓인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범부처 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증권업계에서는 해당 자료가 발표된 이후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한 운용역은 "주식투자=도박중독이란 국회의원의 구시대적 사고방식에 대해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면서 "주식 투자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직업적 자괴감까지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일부 종사자들은 주식투자가 도박 중독과 같은 것으로 해석된다면 증권 브로커는 중독으로 빠지게 하는 출입문과 같고,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애널리스트는 중독을 강화시키는 촉매제이며, 펀드를 운용하는 펀드매니저는 이미 합법적 중독자라고 자조적인 목소리를 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의 한 전업투자자는 "매일 주식시세를 보고, 기업을 분석하고, 투자에 나서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해당 보도자료를 보고 나는 '중독자'인 것인가라는 자조적인 인식이 들었다"고 말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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