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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테크 뜬다 ①)외화예금에 돈 몰린다
환율 1500원까지 뛴다고? 달러예금 한달새 10조원 껑충
입력 : 2022-10-13 오전 10: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 직장인 A씨(39)는 요새 '달러 예금 통장'을 볼 때마다 마음이 푸근하다. 코로나19 대유행이 한창이던 때 언젠가 해외여행 갈 날이 오겠지라는 심정으로 달러를 모아왔고, 그렇게 모은 달러가 어느덧 1만달러를 훌쩍넘었다. 달러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A씨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수익을 보고 있다.
 
#. 주부 B씨(36)는 연말을 앞두고 '블랙 프라이데이'(미국의 최대 할인 행사) 대신에 일본 직구(직접 구매)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예전에는 컵라면과 젤리 등 식품류를 주로 구입했는데 최근 패션 아이템 등 고가 제품도 사고 있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엔화 가치가 20% 넘게 추락하면서 일본 직구 시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면서다.
 
글로벌 중앙은행의 긴축 정책 강화로 인해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증시의 하락에 지친 개인투자자들은 강달러 시기를 활용할 수 있는 '환테크(환율+재테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방법 중 투자자들이 가장 쉽게 접근 가능한 상품은 외화예금이다. 투자자는 일반적인 예금과 동일하게 은행에서 외화예금을 개설해 달러화, 엔화, 유로화 등의 통화를 넣어둘 수 있다.
 
외화예금은 예금이자에 더해 환율 상승으로 인한 환차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부과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달러에 투자하려는 금융소비자들이 몰리면서 외화예금의 달러 잔액이 다시 늘고 있다. 달러예금은 지난 8월까지만 해도 환율이 고점이라는 인식에 감소세를 보였지만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한달새 80억 달러(10조원) 가량 급증했다. 은행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마지노선이라 평가받던 1400원선을 넘어서자 고객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 도달했던 원·달러환율 고점 때문에 이를 기대한 투자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당 1400원대에 접어든 달러·원 환율이 1500원선마저 뚫고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방향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꺾인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정세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강달러가 이어지면서 해외 직구 풍경도 달라졌다. 미국 직구는 감소하지만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일본 직구는 증가하고 있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온라인쇼핑 해외 직접 구매액은 10억3000만달러(1조4807억원)로 1분기 11억4000만달러(1조6394억원)보다 9.2% 감소했다. 작년 4분기(12억8000만달러)와 비교하면 19.6% 줄었다.
 
반면 지난 2분기 일본 직구 거래 규모는 1038억원으로 1분기 대비 11.7% 증가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같은 기간 일본 직구액은 전년 동기 대비 31% 급등했다. 엔화 가치는 달러당 145엔대까지 밀렸다. 아시아 외환위기 때인 1998년 8월 이후 24년 만에 최저치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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