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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에너지대전환포럼)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팀장 "원가주의·신재생 에너지 확립 절실"
이상열 팀장 '글로벌 에너지공급망 변화와 장단기 대응전략' 강연
입력 : 2022-10-20 오후 2:05:18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병목 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국내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장단기 전략 수립이 절실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이를 위해 에너지 요금의 원가주의 확립을 통한 에너지 수요 관리가 필요하고,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에너지 자립도를 제고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장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2 에너지대전환포럼'에서 1세션의 세 번째 강연인 <글로벌 에너지공급망 변화와 장단기 대응전략>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상열 팀장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국제 에너지 시장의 교란은 이미 지난 2020년부터 태동했다고 언급했다. 이 무렵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수요 감소와 탄소중립 정책으로 전통 에너지의 글로벌 공급 능력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이후 2020년 하반기 경제 활동 재개, 북반구의 이례적 한파 지속 등으로 에너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며 국제 에너지 가격이 상승 랠리를 시작했고, 올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사회와 서방 간 경제·에너지 제재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과 변동성은 극대화됐다.
 
이에 국제 에너지원별 가격은 전쟁 이전 대비 천연가스(유럽TTF)는 141%, 원유(두바이유)는 43%, 석탄(호주산)은 145%씩 각각 상승했다. 아울러 국제 에너지 변동성 지수도 전쟁 이전 대비 천연가스와 원유는 2배, 석탄은 3배 이상 확대되며 국제 에너지 가격 불안정성도 심화하는 추세다.
 
한편 최근 10년간 빠르게 개선되던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상승세로 반등했다. 태양광의 경우 중국 내 원자재 생산 차질로 인해 가격 및 운임 비용이 상승했고, 풍력터빈 가격도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증가에 2020년 1메가와트(MW) 당 74만 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올해 87만 달러로 반등했다.
 
그럼에도 최근 전통에너지 가격이 더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재생에너지의 상대가격 경쟁력 개선 추이는 지속되는 추세다. 지난해 2분기 기준 태양광과 육상풍력의 발전 비용은 신규 석탄과 가스 대비 약 55%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유럽 집행위원회(EC)는 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감축을 위해 중·단기 종합 대책인 'REPowerEU'를 발표했다. 이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을 올해 말까지 3분의 1로 감축하고, 2027~2030년까지 제로 수준으로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REPowerEU 계획이 시행될 경우 금년 연말까지 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수요는 약 10%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 4개국(한·중·일·대만)은 세계 LNG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며, 향후 세계 제1의 수입권역으로 부상할 유럽과의 LNG 수입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상열 팀장은 우리나라의 에너지수입의존도는 93%로 에너지수입액이 국가 총수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1~9월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역대 동기 대비 최대 수출액인 5249억 달러를 달성했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무역수지는 적자를 기록했다"며 "고유가 지속에도 불구하고 필수재인 에너지 수요는 단기간에 크게 감소하기 어려워 현재의 고유가가 연중 지속될 경우 장기적인 무역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유럽을 중심으로 우호국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공급망의 재편이 본격화되며 제한된 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자원보유국을 중심으로 한 '신자원민족주의'가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열 팀장은 국내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에너지 정책의 중장기 방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에너지공급망 위기는 탄소중립을 위한 청정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이행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청정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 뿐 아니라 에너지 자립도를 높임으로 에너지 안보를 제고할 수 있는 대안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에너지 절약·효율 개선 중심의 수요관리 정책 개발, 즉 '에너지 고 효율, 저 소비 사회로의 이행'에 나서고 에너지 요금의 원가주의 확립을 통한 에너지 수요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팀장은 "'EERS(Energy Efficiency Resource Standard)' 사업의 조기 이행 추진 등을 유도해 에너지 이용기기의 효율 향상을 통한 수요 감축이 필요하다"며 "경제 및 물가 영향을 고려하되 전력·가스 요금의 단계적 원가 반영으로 공공부문 재정 건전성 개선, 에너지 효율 개선, 에너지 수급구조 왜곡 방지를 추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로 에너지 자립도를 제고할 수 있도록 전력 계통의 인프라, 거버넌스, 제도 정비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며 "향후 전통에너지 확보를 위한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체계의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탄소중립 시대의 에너지안보 강화를 위한 해외 수소시장 선점과 글로벌 녹색 광물의 공급망 확보를 통한 에너지 안보 제고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미래전략연구팀장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기후위기와 자원전쟁 시대, 대체에너지 현황과 미래' 포럼에서 '글로벌 에너지공급망 변화와 장단기 대응전략'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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