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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서해 피격' 유족 "동생 간첩 누명…중국어선 정보 공개하라"
"표류 과정, 발견 정황 진상조사 필요"
입력 : 2022-10-26 오후 3:57:44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격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의 유족이 사건 당시 주변에 있던 중국어선과 구명조끼에 적힌 한자의 내용 조사를 정부에 요청했다. 중국어선에 대한 파악이 되는대로 중국 현지로 넘어가 직접 조사할 뜻도 내비쳤다.
 
서해 피격 공무원 이 씨의 친형인 이래진 씨는 26일 국방부에 조사요청서를 전달하기에 앞서 종합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어선의 선명, 선종, 톤수, 선적항은 물론 '한자 구명조끼'에 적힌 한자의 내용을 조사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 씨는 "분명 위급한 순간이었음에도 구명동의를 둔갑시키고 조작하고, 한자로 표기된 구명동의 존재를 은폐한 것은 월북을 넘어 간첩으로 조작하려는 국정농단"이라며 "국방부를 포함해 국정원, 안보실, 청와대는 당시 SI(특별 취급 기밀정보) 첩보에서 얻은 정보자산을 분석 인지하고 상황을 은폐하려 했는지에 대해 책임있는 답변을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표류과정과 발견 정황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와 사실 확인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동생은 목숨걸고 서해 바다를 지켰는데 그런 사람을 간첩으로 엮었는지 반드시 알고 싶다. 철저한 진상조사로 이 모든 사항을 국민들이 알게 해달라"고 규탄했다.
 
이날 유가족과 동행한 김기윤 변호사는 "감사원 보도자료를 검토해 보면 이 씨는 무궁화 10호에서 바다로 추락한 뒤 중국어선에 구조된 후 붕대를 감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 후 중국어선에 있던 이 씨를 다시 바다로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국가안보실에서 여러가지 지시를 내리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나와있다"며 "서해의 모든 통신자료는 해군에서 갖고 있다고 알고 있고, 중국어선을 파악하게 되면 중국으로 넘어가 당시 선장이나 선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감사원이 지난 13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 씨는 북한군에 처음 발견 당시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팔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다. 감사원은 국방부가 당시 이 씨가 입고 있던 구명조끼에 한자가 쓰여 있다는 내용을 알고 있었으나 별다른 조사 없이 국내 조끼로 단정지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씨는 최초 실종 시점부터 발견되기까지 약 38시간 동안 군 당국이 확인한 인근 해역 배는 중국 어선뿐이라고 감사원은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 씨는 중국어선에 의해 한 차례 구조됐을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감사원은 당국이 이 같은 사실을 은폐했다고 보고 있다. 감사원은 이후 직무유기와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으로 당국 관계자들을 검찰에 수사 요청했고 현재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김홍희 전 해경청장은 구속 상태다.
 
서해 피격 공무원의 친형인 이래진 씨(우)와 유가족 측의 김기윤 변호사가 26일 국방부 종합민원실에서 중국어선과 한자 구명조끼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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