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이태원 참사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진 가운데 유통업계도 희생자 추모 행렬에 동참했다. 기업들은 연말 소비촉진을 위해 저마다 대규모 할인행사를 준비했지만 이태원 참사에 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거나 규모를 대폭 축소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태원 참사로 유통업계 전반에 애도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부터 보름간 열리는 국내 최대 쇼핑 축제 '코리아세일페스타'는 개막 전날인 지난달 31일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 무대에서 개막식을 열고 개막 퍼포먼스, 퍼레이드를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이태원 참사로 전면 취소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국가적 애도기간에 동참하기 위해 개막식을 전면 취소했다"며 "기업별로 코리아세일페스타 행사 관련 이벤트 진행 여부를 추가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리아세일페스타 개막식 취소 공지. (사진=코리아세일페스타 홈페이지)
(사진=SSG닷컴)
신세계그룹과 G마켓이 처음으로 연말 할인행사를 동시 진행하며, 큰 관심을 모았던 '쓱데이'와 '빅스마일데이'도 모두 취소됐다. 올해는 신세계그룹이 G마켓을 인수한 후 처음 열리는 행사로, 쓱데이와 빅스마일데이의 행사 시기를 맞추고, 기간도 전년보다 5일 늘려 역대 최장 기간인 12일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가 취소된 것이다.
이날 신세계그룹은 행사 취소 소식을 알리며 "신세계그룹은 지난 토요일 이태원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모든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오는 5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선포됨에 따라 오11일까지 진행키로 했던 쓱데이 등 대형 행사를 취소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세계그룹은 고객과 직원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원칙 하에 모든 사업장에 대한 철저하고 세심한 안전 점검을 통해 사고 예방에 더욱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패션업계도 예정된 행사를 취소하며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구찌는 문화재청과 논의를 거쳐 다음달 1일 경복궁에서 예정됐던 패션쇼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진=롯데 유통군)
이태원 참사 이전부터 진행해오던 행사도 그 여파로,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다음달 9일까지 '롯키데이'를 여는 롯데그룹은 본행사에 앞서 지난 24일부터 사전행사를 열었는데 현재는 벨리곰 등 행사 관련 이벤트와 홍보 마케팅을 중단시켰다.
롯데 유통군 관계자는 "행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중단하면 소비자 혼란을 일으킬 수 있어 당장 중단할 수 없지만 행사홍보로 비칠만한 이벤트나 활동을 일절 금지하고 종료일까지 최대한 조용히 치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니 연말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가적 애도기간인 만큼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장기화할 경우 연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