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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에프앤씨, IPO 흥행 실패에도 임직원은 1년새 10배 '텐베거'
우리사주조합에 3자 배정 유증 진행…발행가는 공모가 10분의 1수준
입력 : 2022-11-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최근 국내 기업공개(IPO) 시장의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2차전지 믹싱 기업 윤성에프앤씨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시장에선 앞서 IPO를 진행한 2차전지주 더블유씨피(393890)(WCP)의 부진과 함께, 지난해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발행한 3자배정 유상증자 등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성에프앤씨는 지난 26~27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67.4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참여 기관의 79%가 희망 가격(5만3000원~6만2000)의 하단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으며, 전체 신청 수량의 36.81%가 4만9000원 미만을 써냈다. 공모가는 희망공모가 하단보다 7.5% 낮은 4만9000원으로 확정했다. 
 
윤성에프앤씨의 수요예측 부진의 원인 중 하나로 지난해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증이 꼽히고 있다. 앞서 윤성에프앤씨는 지난해 1월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제 3자배정 유증을 진행한 바 있다. 당시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물량은 24만3500주(100% 무상증자, 1대 50 액면분할 적용)다. 주당 발행가는 4513원으로, 공모가 대비 10분의 1 수준이다. 
 
상장을 앞두고 직원들에게 보상차원의 주식을 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이같은 보상이 윤성에프앤씨의 IPO 과정에 악영향을 줬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코로나19와 선적대란에 따른 납기지연 등으로 윤성에프앤씨의 실적이 부진했던 가운데, 유증을 진행하면서 적자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윤성에프앤씨는 지난 2019~2020년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했으나 지난해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이 758억원으로 전년 대비(1288억원) 41.15% 감소했으며, 영업적자 46억원, 순손실 29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원인에는 우리사주조합 대상 유증이 있었다. 지난해 주식 부여시점의 공정가치와 발행가액의 차이 49억8834만원을 주식보상비용으로 인식했고, 결국 ‘이익미실현기업’(테슬라 요건)으로 상장에 나섰다.
 
김준성 윤성에프앤씨 이사는 “납기지연 등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고, 우리사주조합을 대상으로 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주식보상비용이 발생, 적자를 시현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물량의 경우 발행 1년이 지나 의무보호예수가 적용되지 않는다. 우리사주조합이 받은 유증 물량은 발행주식총수(797만9048주)의 3.1%에 불과하지만,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237만6888주)에 비하면 10.24%에 해당한다. 벤처캐피탈(VC)의 물량까지 더할 경우 상장 직후 유통물량의 20.27%에 해당하는 구주주 물량이 즉시 출회 될 수 있다.
 
이 같은 구주주 물량은 기관투자자들의 수요예측에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윤성에프엔씨는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하면서 일반청약자에 대한 환매청구권(6개월)이 부여됐음에도, 기관투자자의 의무확약 물량은 0.14%에 불과했다. 의무확약 물량도 환매청구기간보다 짧은 3개월에 그쳤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 과정에서 의무보유 확약 비율이 낮았다는 것은 기관들도 주가 상승에 대한 확신이 적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며 “상장직후 출회될 물량에 대한 우려가 있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IPO를 진행한 WCP의 부진도 흥행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WCP는 지난 9월 수요예측에서 33.28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공모가를 희망가 하단보다 25% 낮은 6만원으로 확정했으나, 상장 이후 급락해 여전히 공모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IPO 전문 투자자문사 혁신IB자산운용의 이경준 대표는 “윤성에프앤씨의 경우 적자와 WCP의 부진 등으로 수요예측에는 불참했다”면서도 “WCP로 인해, 2차전지뿐만 아니라 공모주 시장의 침체기임을 고려했을 때 이번 수요예측 결과는 상대적으로 선방한 수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성에프앤씨 박치영 대표이사가 IPO 기자간담회에서 기업소개를 하고 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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