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확진자수가 증가세를 보인 2일 오전 서울 양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5만명대를 기록하면서 7차 유행이 전망된다. 새 유행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는 BQ.1 변이를 비롯해 XBB.1 등 새로운 오미크론 하위변이들의 국내감염 검출률이 증가하고 있어 추이가 주목된다
오미크론 하위 변이 BQ.1·XBB.1 변이 검출률이 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감염 검출률에서 전주보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7차 유행이 오더라도 6차 유행처럼 증감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BQ.1·XBB.1 등이 오미크론 하위 변이이기 때문에 독성은 강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2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만4766명이다. 5만명대 확진자는 전날 46일만에 기록한 후 이틀 연속이다.이 중 국내 발생은 5만4688명, 해외 유입은 78명이다. 누적 확진자는 2567만407명으로 집계됐다.
최근 일주일 동안 국내 일일 확진자 수는 10월 27일 3만4978명, 28일 3만5914명, 29일 3만7314명, 30일 3만4497명, 31일 1만8508명, 11월 1일 5만8379명이다.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는 신규 위중증 환자는 303명으로 전날보다 15명 많다. 최근 일주일 동안 신규 위중증 환자는 10월 27일 242명, 28일 252명, 29일 270명, 30일 272명, 31일 288명, 11월 1일 288명, 2일 303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하루 사망자 수는 30명이다. 누적 사망자는 2만9239명이다.
지난달 31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함께 5주간의 중증화율이 0.12%에서 0.19%로 증가했다"며 "치명률도 0.06%에서 0.09%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숫자로 보면 0.06%와 0.09%는 미미해 보이는 수치지만 상대적인 증가율은 중증화율과 치명률이 각각 50%가 증가했다"며 "방역당국은 긴장해서 살펴봐야 되는 그런 시기"라고 설명했다.
정기석 자문위원장은 이같은 상승요인에 대해 "숨은 감염자가 진단을 제대로 받지 않거나 못함으로 인해서 확진자의 모수가 감소했다"며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높아 보일 수 있겠지만 다른 요인으로는 고위험군이 확진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확진자는 증가한다"면서도 "증감하는 속도와 중증화율은 6차 유행과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은미 교수는 "현재 확진자가 늘면서 중증화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건 현장에서 치료제 투여가 미흡하단 걸 방증한다"며 "대학병원에서조차도 응급실에서 치료제를 못 받는 상황이 보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BQ.1 계열이 우세종이 될 지에 대해선 "지금까지 하위 변이를 보면 전파력이 높았다"며 "전파력이 높다는 건 대부분 오미크론의 중증도는 비슷하게 나오기 때문에 BQ.1이 될 수 있지만 지켜봐야된다"고 조언했다.
31일 오전 대구 중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기 위해 문진표를 작성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면서 7차 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7차 대유행이라는 말 자체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굳이 통계를 내서 발표하는 건 인력을 낭비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7차 대유행의 시기가 언제가 될지에 대해서 가늠하는 것보단 환자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현재 국내 의료 시스템에선 코로나 환자가 급증할 때 공공기관뿐 아니라 민간기관에서도 감당한다"고 짚었다.
마상혁 과장은 "지난 3월만 해도 병원을 방문하는 모든 환자의 증상과 인적 사항을 다 기재하라고 했다"며 "의료진은 진료가 끝났어도 추후 자료에 일일이 입력해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었기 때문에 합리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 과장은 고위험군의 치료제 처방률이 낮은 데 대해선 "팍스로비드의 경우 의사가 처방 시 복용 금기 사항이 있기 때문에 일일이 체크하고 DUR 시스템도 확인해야 한다"며 "다른 약과 달리 처방하는 데 불편함이 있어서 이런 부분들이 반영돼서 처방률이 낮다"고 말했다.
BQ.1 계열이 우세종이 될 지에 대해선 "변이 바이러스는 스스로 변하기 때문에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며 "외국을 방문한 사람을 통해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스스로 변이가 이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김우주 대한내과학회장(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BQ.1 계열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우주 대한내과학회장은 "우선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미국 및 유럽에선 BQ.1과 BQ.1.1 계열이 점차 차지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청에서 변이 바이러스 전장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유입 환자에서 BQ.1과 BQ.1.1이 빠르게 비율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7차 유행에 대비해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고위험군 대상 백신접종 △충분한 환기 △손 씻기 △유증상을 보일 시 빠른 진단 및 치료 등을 권고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