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운전자가 없는 자율주행차가 달리는 상황이라면 대형 인명 피해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지난달 15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에 자율주행차 업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전에도 2018년 11월
KT(030200)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지난해 10월 KT 유무선 인터넷 통신 장애 등 네트워크로 모든 사람과 사물이 연결된 사회에서는 순간적인 통신 장애가 대형 참사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였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출시되는 자동차에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방식을 적용될 계획이다. 사진은 제네시스 G90.(사진=현대차)
아직 허가된 도로 외에는 자율주행차가 다니지 않지만 스마트폰처럼 이동통신망에 항상 연결된 커넥티드 카는 국내에 600만대가 넘는다. 안정적인 운용을 위한 대책 필요성이 나오고 있다.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등록된 커넥티드 카는 지난 9월 기준 624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32.4% 증가했다.
현대차(005380) 블루링크,
기아(000270) 커넥트 등 국내외 차량 업체들은 이통 3사 망을 통해 원격 제어, 길안내, 차량 관리 등 커넥티드 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폰에서 소프트웨어 새 버전을 다운받는 것처럼 커넥티드 카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로 기능 및 성능을 향상시킨다. 완성차 업체들은 OTA 서비스를 강화하며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은 기존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이다. OTA와 자율주행 기술이 확대하면서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다.
특히 테슬라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달리 첨단 IT를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운전뿐 아니라 자동차의 각종 기능이 스마트폰 조작하는 것과 비슷해 테슬라 운전자들은 "IT 기기를 타고 있는 것 같다"고 열광한다.
하지만 통신망이 끊기거나 사고가 나면 이런 기능들은 무용지물이 된다. 실제 2020년 12월 서울 한남동에서 테슬라 모델X 차량에 불이 붙어 차주가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안전 문제가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이 차는 지하 주차장에서 벽면을 들이받은 뒤 불이 붙으면서 배터리가 방전됐다. 전원이 꺼져도 차량 내부에서 손잡이로 열 수 있지만 외부에선 전력 공급이 끊기면 문을 못 여는 구조다. 이 때문에 소방관들은 밖에서 문을 열지 못해 후방 트렁크 문을 따고 차 안으로 진입하느라 시간이 지체됐다. 잘 달리던 테슬라 차량이 마치 컴퓨터가 다운되듯 모든 장치가 꺼지고 차가 멈춰버리는 사고도 빈번히 발생한다.
지난해 10월 25일 발생한 KT 통신망 장애 당시에는 테슬라뿐만 아니라 차량관리 앱 서비스를 이용하는 대다수의 자동차가 원격으로 문을 열지 못하거나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없었다.
커넥티드 카는 점점 진화하고 있다. 현재는 차량 내부의 레이더, 카메라 정보를 활용해 차량이 단독으로 자율주행을 하지만 5G망 상용화로 차량 간 통신을 활용하면 복합적인 자율주행이 가능해 진다.
차량관리 앱 기능 역시 주행 관련 기능, 차 문 여닫기, 주차, 원격 시동, 전기차 충전 등으로 광범위해졌다. 앱이 갑작스럽게 작동되지 않을 경우 차 문을 열지 못해 운행 자체를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신망이 불통이 되면 자율주행 도중 사고가 발생하거나 OTA를 받던 차에 손상이 갈 위험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자동차 해킹 피해를 비롯해 네트워크 연결 문제를 우려한다. 최악의 경우 자동차가 먹통이 될 수 있어 관련 기술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 "자율주행, OTA 등 미래 모빌리티의 모든 정보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이뤄진다"며 "이중 삼중의 백업시스템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 능동적인 대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