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동통신 3사가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에 집중하면서 4세대 이동통신(LTE) 가입자를 등한시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LTE 다운로드 속도는 해마다 느려지는데 멤버십 요금제 월정액 기준은 높아지고, 비슷한 가격인데도 제공받는 데이터양은 5G 대비 적은 식이다.
7일 과기정통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030200)는 오는 12월부터 멤버십 VIP 등급 부여 기준을 LTE 요금제의 경우 월정액 6만9000원에서 7만5500원으로 인상한다고 자사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는 이미 2019년부터 각각 월정액 7만5900원, 7만4800원 이상의 요금제를 사용해야 다음 달 초나 16일에 VIP 등급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했다. KT는 그간 고객 유치를 위해 타사보다 저렴하게 LTE 요금제 VIP 등급 혜택을 제공했지만 이번에 정책을 변경하면서 결과적으로 3사 모두 요금제 월정액 기준이 엇비슷해졌다.
KT 관계자는 이번 개편에 대해 "LTE와 5G 간 다르게 적용됐던 VIP 요금제 최소 기준을 금액 단위로 통일해 고객의 혼선을 방지하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기존 회원들은 동일한 가격에 VIP 회원 유지가 가능하며, 새로 가입한 가입자도 당월에 VIP 승급이 되도록 했다. 다만 VIP 등급 월정액 기준 7만5500원 이상을 충족하는 LTE요금제 중 가장 낮은 가격의 요금제가 8만9000원으로 책정돼 있는 만큼, 신규 회원은 VIP 혜택을 받으려면 기존보다 2만원 가량을 더 내야 한다.
KT는 프리미엄 가족결합과 프리미엄 싱글결합 모바일 요금제 조건도 12월부터 LTE요금제 기준 6만5890원에서 7만7000원으로 높인다. 결합 할인은 가족 구성원이나 휴대폰, 초고속인터넷, 인터넷TV(IPTV)를 묶어 할인된 가격에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인데, 새로 가입하는 고객의 경우 할인 혜택을 받으려면 기존보다 더 많은 금액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비슷한 금액대인 요금제인데도 데이터양 역시 LTE 가입자가 5G의 경우보다 더 적게 제공받는다. SK텔레콤의 6만9000원의 요금제의 경우 5G 요금제에서 10GB를 더 제공한다. 7만9900원 요금제 역시 5G 요금제의 데이터 제공량이 100GB 더 많다. LG유플러스도 무제한 요금제 기준 LTE의 요금제의 경우 월 5만9000원에 6.6GB를 제공하지만, 5G는 5만5000원에 12GB 데이터를 제공한다.
멤버십 혜택도 줄고 제공 데이터량도 적은데 LTE 다운로드 속도는 해마다 하락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조사한 품질평가에 따르면 통신3사 LTE 내려받기 속도는 지난해 150.30Mbps로 2020년 153.10Mbps보다 3.2Mbps 감소했다. 통신사별로 살펴보면 같은 기간 동안 LG유플러스가 5.04Mbps, KT가 3.86Mbps 느려졌다.
품질 개선을 위한 통신사들의 설비투자(CAPEX) 비용 역시 2020년 이후부터 감소 추세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LTE 지속적인 품질 관리를 위해 이통3사 CEO 간담회때도 LTE 투자를 독려했으며, 실무적으로 만날 때도 2년 연속 품질이 떨어지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3사의 품질 수준을 이용자에게 제공해 서비스 선택에 도움을 주는 한편 3위 사업자의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매년 품질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 마포구의 한 휴대전화 매장.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