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잇따른 철도 관련 사고로 국민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6일 영등포역으로 진입하던 무궁화호 열차가 선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철도 전문가는 대형 참사로까지 번질 수 있는 일종의 '신호'라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철도 안전점검을 위한 충분한 시간 확보와 노후화된 국내 철도 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7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52분쯤 용산역에서 익산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제1567열차(경부일반선)가 영등포역 진입 도중 궤도를 이탈(객차 5량, 발전차 1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철도 운영사들의 안전 불감증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지난 3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나희승 코레일 사장을 포함 주요 5개 국가 철도운영·시설관리 기관 대표를 소집해 "철도안전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한 직후 관련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년간 줄어들었던 철도 관련 사고 건수는 최근 들어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2020년 58건에 불과했던 철도 관련 사고는 지난해 64건, 올해 72건까지 급증했다.
곽상록 한국교통대학교 철도운전시스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열차 운행 밀도가 굉장히 높은 편인데 열차 운행이 많아지면 그만큼 열차 유지보수에도 많은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열차 운행에 필요한 점검 시간이 상당히 부족하다"며 "예를 들어 해외에서는 6시간 걸려서 하는 작업을 우리나라는 3시간 반 만에 끝내는 식"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점검도 새벽 시간에 쫓기듯 하다 보니 근로자들도 미처 확인하지 못하는 부분이 발생하는 등 분명 시간적 한계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열차 운행 시간을 조정해서라도 근로자 작업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줘야 한다는 조언에서다.
곽 교수는 "작업시간을 늘리려면 첫차와 막차 시간을 조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분명 시민들의 민원이 늘어날 것이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이 계속되면 열차 관련 사고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도 운행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의 필요성도 요구됐다.
강경우 한양대학교 교통·물류공학과 명예교수는 "장관이 이야기했는데도 사고가 또 일어났는데 교통 시스템에선 이런 걸 대형사고의 '전조 증상'이라고 본다"며 "사고원인조사는 그것대로 진행하되,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철도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충분한 예산 확보 등 관련 투자의 필요성도 요구됐다.
그는 "우리나라 철도 시스템은 상당히 노후됐다"며 "그간 교체를 계속해왔지만 이제는 시스템 자체를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철도 사고의 원인을 찾다 보면 사람의 실수로 귀결이 되는 게 거의 90%로 사람은 계속 실수를 반복하는데 '마녀사냥'식으로 사람 자체를 문제 삼으면 아무것도 해결 안 된다"며 "앞으로는 사람에 의존하기 보다 시스템적으로 어떻게 사고를 줄일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7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52분쯤 용산역에서 익산으로 향하던 무궁화호 제1567열차(경부일반선)가 영등포역 진입 도중 궤도를 이탈(객차 5량, 발전차 1량)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무궁화호 탈선 사고 모습.(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