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외국인의 귀환에 국내증시가 상승폭을 빠르게 키우고 있다. 지난 9월 기록한 연중 최저가와 비교해 두달여 사이 12% 가량 급반등한 모습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체제 출범 이후 규제 강화에 따른 우려로 중국 증시를 빠져나온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유입(차이나런)되는 것으로 풀이했다. 외국인 자금이 집중되는 반도체 투톱과 배터리 투톱은 향후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서 수혜 기대가 집중되는 만큼 투자자 관심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한달 동안(10월7일~11월7일)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조1077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다. 순매도를 나타낸 날은 이 기간 동안 이틀에 불과했다. 외국인은 올해 상반기에만 16조1768억원을 순매도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8조6696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중 절반에 가까운 4조1077억원이 넘게 최근 한달간 집중 매수한 셈이다.
코스피 3개월래 주가 추이. 그래프=한국거래소
코스피 지수는 올해 초와 비교해 저점(장중 기준 9월30일 2134.77)까지 28.31% 가량 하락했다. 반면 최근 외국인의 매수가 집중된 한달래 코스피 지수는 12% 가량 급반등했다. 전날에도 코스피는 27.25포인트(1.15%) 오른 2399.04에 마감해 2400선을 목전에 뒀다.
최근 국내증시에 집중된 외국인 자금은 '차이나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 연임과 지도부 개편으로 중국 본토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10월 상해에서 홍콩으로 유출된 자금은 390.3억위안으로 2016년말 통계 작성 후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대표 아시아 신흥국인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19.5억달러, 대만은 -31.9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차이나런이 촉발한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1400원선을 하향 이탈한 환율 환경도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에는 긍정적이란 진단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수의 정확한 의도를 알 수는 없지만 2가지 추론이 가능하다"면서 "첫번째는 글로벌 자금이 악재보다 호재를 보기 시작했다는 점이며, 두번째는 ‘차이나 런’ 리스크의 역설"이라고 했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증시는 작은 호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면"이라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밑돌면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외국인 수급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만약 미국 10월 CPI가 예상치를 하회한다면 증시가 이를 매우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