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사무 특사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 제27차 유엔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CCOP27)가 진행된 가운데 지구촌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기후변화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피해와 보상 문제를 두고 지원 의사를 내비치면서도 자신들의 의무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9일(현지시간) CCOP27에 참석한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사무 특사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총회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개발도상국의 피해와 보상 문제를 다루는 '손실과 피해'가 정식 의제로 채택되고 일부 기금이 조성돼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손실과 피해 이슈에 대한 개발도상국의 주장을 적극 지지한다"라면서도 "비록 우리의 의무는 아니지만, 손실과 피해 해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셰 특사는 이번 총회에서 손실과 피해 논의의 틀을 마련하고 다음에 더 깊은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기를 희망한다는 뜻도 밝혔다.
세계 2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 분류상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이다. 때문에 지구 온난화 책임에 있어 장기간 화석연료를 사용해 산업을 발전시켜온 미국 등 서방 선진국과는 입장이 다르다는 태도를 고수해왔다.
셰 특사가 이번 손실과 피해 논의를 두고 중국의 의무가 없다고 선을 그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은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 중 하나이다.
셰 특사는 중국의 화석연료 사용과 관련해, 전통적인 에너지원을 포기하기 전에 신재생에너지 능력을 갖추고 전력 공급 안정화를 위한 석탄발전도 일부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석탄발전 단계적 중단 정책은 매우 현실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이 수년간 이어온 기후 대화는 지난 8월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단됐다.
셰 특사는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중국인의 감정을 해쳤다"라며 양국의 기후 대화가 중단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중국과 미국이 공식 대화를 재개하지 않았다"라면서도 "우리는 계속 대화 채널을 열어뒀으며 이번 총회 활성화 차원에서 케리 특사와 만났다"고 전했다. 다만 양국 특사 접촉 중, 중국의 '손실과 피해' 기금 기여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날 셰 특사가 이번 총회를 계기로 존 케리 미 기후특사와 물밑 접촉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케리 특사는 이날 열린 블룸버그 그린 서밋 행사에서 "중국 특사와 비공식 대화를 나눴으며 아직 공식 협상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기후 위기는 양자 이슈가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COP27 정상회의에서는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 인도 등의 정상들이 참석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셰 특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국내에 아주 바쁜 일정이 있다"고 불참 이유를 설명했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