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하루 앞두고 전국 고등학교에서는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수험표 배부가 이뤄졌다. 아울러 각 시험장 학교의 경우 수험생들이 시험장 위치 등에 대해 미리 확인하는 예비소집을 진행했다. 수험생들은 다소 긴장한 듯 하면서도 수능 뒤의 해방감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수능 하루 전인 16일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동성고등학교의 한 3학년 교실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담임선생님은 수능 당일 입실 시간·수험표를 잃어버렸을 때 대처법 등 유의사항에 대해 설명한 후 학생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수험표를 나눠줬다. 학생들은 수험표를 받아들고 떨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키면서 수험번호와 시험장 위치 등 기재된 사항을 살펴봤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인 16일 서울 종로구 동성고등학교에서 3학년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수험표와 함께 직접 준비한 간식을 나눠주고 있다.(사진 = 장성환 기자)
반면 바로 옆 교실은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수험표가 배부됐다. 수험표를 받은 학생들은 같은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는 친구들을 찾느라 분주했다. 자신의 집과 거리가 먼 시험장에 배정된 학생들은 탄식을 쏟아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험표를 받자마자 시험장 위치와 가는 길 등을 찾느라 정신없었다. 일부 학생은 조용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박승흠(18) 군은 "내일이 수능이니 아무래도 약간 긴장되기도 하지만 평소 모의고사 시험 치듯이 편안하게 임하려고 한다"며 "수능이 끝난 뒤에는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유정민(18) 군도 "지난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공부한 만큼 성적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면서 "수능을 치고 게임 축제인 지스타에 가서 마음껏 즐기고 싶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시 수능에 도전하는 학생들도 수험표를 받기위해 오랜만에 모교를 찾았다. 졸업한 학생들은 정문 경비실에서 수험표를 수령했다.
삼수생인 유재현(21) 씨는 "지금까지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내 실력을 믿고 수능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삼수를 한 만큼 이번 수능 결과에 승복하려 한다. 혹시 시험을 잘 보지 못하더라도 후회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생님들은 학생들에게 초콜릿 등 직접 준비한 간식과 함께 수험표를 나눠주면서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열심히 지도한 학생들이 수능을 친다고 하니 감회가 남다른 듯한 모습이었다.
오진숙 선생님은 "학생들이 실수하지 않고 무사히 수능을 치길 바란다"면서 "헤어질 생각을 하니 벌써 아쉽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서도 자신의 몫을 다하는 어른으로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각 시험장 학교에서는 예비소집이 이뤄졌다. 예비소집에서는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나 무선기기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수능 당일에 소지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수험표와 신분증은 꼭 지참하도록 안내했다.
2023학년도 수능은 17일 전국 84개 시험지구에서 오전 8시40분부터 일제히 치러진다. 이번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은 총 50만8030명이다. 오전 6시30분부터 시험장 출입이 가능하며 오전 8시10분까지 입실을 완료해야 한다. 수험생은 시험장 입실 전 발열 체크 등을 하고 시험이 진행되는 동안 마스크도 항상 착용해야 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격리 대상 수험생은 2317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수능도 코로나19 유행 속에 실시됐던 재작년·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수험생들은 일반시험장 내 일반시험실과 별도시험실(수능 당일 코로나19 유증상자), 별도시험장(수능 전 코로나19 확진으로 자가격리된 수험생), 병원시험장(코로나19 중증 증상으로 인한 입원 치료자)으로 분리돼 시험을 본다. 올해 병원시험장에서 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은 0시 기준 3명이다. 수능 전 코로나19에 확진된 수험생들은 24시간 운영되는 관할 교육청 상황실로 해당 사실을 알려야 한다.
올해도 고사장 앞 수능 응원은 금지된다. 수능 당일 입시 한파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나 내륙을 중심으로 아침과 낮의 기온 차이가 최고 15도 이상 벌어지는 등 일교차가 클 것으로 보인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