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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운임, 얼마나 꺾일까"
입력 : 2022-11-17 오후 5:15:04
코로나19로 '뜻밖의 특수'를 누린 업종이 있다면 단연 해운업일 겁니다.
 
코로나19 직전까진 해운업은 선사들끼리 가격 경쟁이 치열한 시장이었습니다. 글로벌 초대형 선사들이 시장을 독과점 하기 위해 선박을 늘려 운임을 계속해서 내렸기 때문입니다. 운임 하락이 계속되면 버틸 여력이 없는 중소 규모 해운사는 파산하게 될 것이고, 이후 자신들이 시장을 장악하려고 했던 거죠.
 
하지만 코로나19로 시장 상황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코로나 감염으로 항만 인력이 줄며 밀려오는 물량을 소화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선박들은 짐을 내리지 못한 채 바다에 떠있어야 했습니다.
 
바다에 떠있는 선박이 많을수록 공급이 줄어드는 셈이니, 운임은 고공행진하기 시작했던 거죠.
 
하지만 이런 추세는 조금은 꺾일 조짐입니다. 최근 들어 해상 운송비용이 하락세로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관세청 최근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서부로 가는 수출 컨테이너선 운송비용은 2020년 6월 이후 2년4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미국 서부로 가는 수출 컨테이너 2TEU(12미터 길이 컨테이너)당 평균 해상 운송비용은 1100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6% 내린 수준입니다.
 
미국 서부행 수출 컨테이너선 운송비용이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건 2020년 6월(-2.4%) 이후 처음입니다.
 
컨테이너선 운송비는 최근 세계 경기가 둔화하면서 하락세로 접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운송비용이 급등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작용했습니다.
 
미국 동부행 운송비도 12.1% 하락해 전월(-6.2%)에 이어 두 달 연속 떨어졌습니다. 유럽연합(EU) 운송비는 1004만7000원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9.5% 내렸고요.
 
운임 하락세 전환은 세계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올해 안에는 운임이 반등할 만한 요소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그렇다면 이대로 운임은 다시 곤두박질 치는 걸까요.
 
일단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환경 규제가 강화하면서 노후한 선박들이 시장에서 퇴출될 예정이라, 그만큼 공급 감소 효과를 부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또 해운업은 국제적으로 담합을 허용하는 특수한 시장이라는 점도 운임 폭락을 방지하는 요인입니다.
 
실제 운임 고공행진으로 달콤한 흑자를 본 해운사들은 함께 운영 선박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치솟았던 운임이 진정세로 점점 접어들 것으로는 예상되지만, 이런 이유로 인해 그 속도가 우려만큼 빠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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