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서민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가운데 대검찰청이 보이스피싱 조직에 계좌만 빌려줘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대검은 모르는 사람이 보이스피싱에 사용하려는 것을 숨기고 △무등록 환전 △세금과 관련된 사유 △인터넷 도박 등에 사용한다고 해서 금융계좌를 빌려주면 계좌 명의인이 자신의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악용되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18일 밝혔다.
대검에 따르면 계좌 명의인들이 보이스피싱 범행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더라도 ‘무등록 환전 등’ 목적으로 제공한 계좌들이 보이스피싱에 악용되며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대법원이 “타인의 탈법적인 일에 이용될 수 있도록 계좌를 제공하기만 해도 금융실명법위반방조가 성립한다”는 취지로 유죄를 선고했다. 법원은 △무등록 환전 △세금과 관련된 사유 △도박 등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계좌를 제공한 경우 계좌 명의인들의 금융실명법 위반 방조를 인정하고 있다.
금융실명법은 ‘탈법행위’를 하고자 타인의 명의로 금융거래를 하는 사람에게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 특히 이 같은 금융거래에 계좌만 빌려줘도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타인 명의 금융거래 행위를 도와준 것에 해당하므로 금융실명법 위반 방조죄가 성립한다.
대검은 이 같은 보이스피싱을 예방하기 위해 제도개선에 나섰다. 보이스피싱 조직이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플랫폼에 대부업체를 사칭한 허위광고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방지하고자 방송통신위원회에 글로벌 플랫폼의 위법한 대부업 광고 심사 강화와 시정명령을 요청했다.
또 보이스피싱 조직이 ATM 무통장 송금을 이용해 피해금을 총책에게 전달하는 것을 지연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입력 등을 통해 송금 요건 강화를 금융위원회 등에 제안했다.
대검은 "국민이 보이스피싱으로부터 마음 놓고 안전하게 금융거래를 할 수 있도록, 보이스피싱 범죄에 엄정대처할 뿐만 아니라 제도개선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검찰청. (사진=뉴시스)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