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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또 파업이라니"…갈길 바쁜 중기, 발목 잡힐까 울상
협상력 약하고 자금 열악해 화물연대 파업에 '속수무책'
입력 : 2022-11-24 오후 3:00:48
[뉴스토마토 이보라·변소인 기자] 화물연대 파업으로 경제계 전반에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중소기업들의 경우 피해가 더욱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원자재를 제 때 납품받지 못해 제품 납기일을 못 맞출 경우 계약이 취소되거나 위약금을 내야할 처지에 몰릴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이후 겨우 회복세에 접어들던 중소기업들은 화물연대 파업이라는 '암초'를 만났다며 울상인 모습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24일 0시부로 무시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전 10시 전국 16곳에서 동시에 총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정부는 당진 현대제철과 부산신항 등 출정식 인원을 바탕으로 화물연대 조합원 가운데 43% 가량이 출정식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화물연대는 △안전 운임제 영구화 △적용 차종과 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운송개시명령을 내릴 실무 준비에 착수하는 등 강경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중소기업계 대부분은 노심초사하며 화물연대 파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규모가 있는 중소기업의 경우 운송사와 사전협의를 통해 긴급 물량 사전 출하를 검토하고 별도의 화물계약을 맺는 등 준비할 여력이있지만 소규모 중소기업의 경우 대비책이 마땅치 않다. 납기가 늦어질 경우 계약 취소는 물론 위약금을 물게될 수 있어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인건비 등을 줄여 버텨왔지지만,  최근 수주한 계약까지 놓칠 경우 기업 회복이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팽배하다.
 
미국, 유럽, 대만, 러시아 등에 화장품을 수출하는 A기업의 대표는 "코로나19 기간 3년을 겨우 버텨왔다"며 "올해 3월과 4월 외국바이어들의 오더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이제 막 회복하는 단계였다"고 말했다. 그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들었지만, 대비할 방도가 없었다. 우리가 무슨 힘이 있겠냐"고 씁쓸해했다. A기업 대표는 "이미 중국 화장품이 국내 화장품을 따라잡았는데 가격까지 싸, 바이어 오더에 바로 대응하지 못하면 그 기회는 놓치고 말 것"이라고 씁씁해했다.
 
여성용품 및 건강식품을 다루는 B기업 대표는 최근 베트남 수출 물량을 이미 선적했지만 내년 1월 베트남 수출이 예정돼있어 그 때까지 화물연대 파업이 이어지진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밖에 전라도와 경상도 등 국내 도매유통 부분에서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당장은 바이어도 파업 사정을 알고 이해해주겠지만, 파업 기간이 길어진다면 바이어는 우리가 아닌 가까운 곳의 물품을 조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견기업의 경우도 단기간 대비책은 세워놨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역시 어려움이 커질 수 있어 긴장하는 분위기다. 한 중견기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그렇지 않아도 고금리, 고환율 같은 문제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데 화물연대 파업까지 겹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면서 "물류는 대체재를 찾을 수도 없어 복합적인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 등을 요구하며 화물연대가 파업에 돌입한 24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 화물차들이 멈춰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보라·변소인 기자 bora11@etomato.com
 
이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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