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수십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 신풍제약 전무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9일 신풍제약 A전무에 대한 영장실질심사 결과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면서 '주식회사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A전무는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와 단가를 부풀려 거래 내역을 조작하는 방식 등으로 57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는다. 납품업체 측에서 원료 단가를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 신풍제약은 실제 단가에 상당하는 어음만 주고 나머지는 비자금으로 쌓는 방식이다.
검찰은 장용택 전 신풍제약 회장과 A전무, 의약품 원료 납품업체 대표 B씨가 해당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 장 전 회장과 B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다.
A전무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실제 비자금 조성 규모 확인에 나설 계획이다. 앞서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신풍제약 측이 조성한 비자금 규모를 57억 원 가량으로 판단했지만 검찰 수사 과정에서 비자금 액수가 수백억 원대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검찰은 해당 비자금이 오너 일가의 승계 작업에 동원된 것으로 보고 창업주인 장 전 회장의 아들 장원준 전 대표의 개입 여부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A전무를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혐의로, 신풍제약 회사 법인은 허위 재무제표를 공시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지난 9월 신풍제약 본사와 공장, 임원들의 사무실·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A전무와 유제문 대표이사를 소환했다.
57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신풍제약 전무가 구속됐다. 사진은 신풍제약 사옥의 모습.(사진 = 뉴시스)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