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공장 품질관리(QC).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바이오 시장은 CMO, 바이오시밀러 등 상업화에 근접한 사업모델로 니치 마켓을 공략한 기업이 등장했다.
셀트리온(068270)의 최초 항체치료제 CMO 수주, 항체 바이오시밀러 유럽허가 등 가시적 성과가 나오면서 K-바이오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에선 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역량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시설의 GMP 인증은 생산한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으로 의약품이 제조 및 관리되는 전 과정에 대해 적합성과 안전성 등이 검증됐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기관의 GMP 인증은 바이오 CMO 회사를 평가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등 글로벌 규제기관의 누적 승인 건수는 160건 이상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 L하우스 내 백신 생산 시설 및 공정, 품질 시스템이 터키 보건당국인 터키의약품의료기기청(TITCK)의 GMP 인증을 갱신한 바 있다. 해당 시설에선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개발 백신 △독감 백신 스카이셀플루 3가 및 4가 △수두 백신 스카이바리셀라 △대상포진 백신 스카이조스터가 제조된다. 이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동유럽권에서 러시아 다음으로 큰 시장인 터키에 자체 개발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앞서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안동 L하우스에서 가동 중인 노바백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제조를 위한 생산 시설 및 공정, 품질 시스템이 EMA가 승인하는 EU-GMP 인증을 추가로 획득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제조 시설 1곳과 노바백스 코로나19 백신의 3개 제조 시설 중 1곳의 EU-GMP를 획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GMP를 갖췄다는 건 회사가 전반적인 역량을 갖춘 상태에 해당하고,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수준에 해당하는 GMP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이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이고 코로나19의 여파로 바이오 산업에서 두각을 드러내 퀄리티 있는 제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에스티팜도 GMP에선 높은 역량을 갖추고 있다. 에스티팜은 아시아 최초로 FDA로부터 올리고 제조소 cGMP(우수의약품품질관리기준)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앞서 FDA 실사단은 에스티팜 반월 캠퍼스 올리고동을 방문해 신약 승인 전 제조소 실사(PAI)를 진행했다.
PAI 실사는 신약 허가 및 원료의약품 공급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에스티팜은 실사 결과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아 보정 자료 제출이 필요 없는 무결점(NAI) 등급을 받았다. 이에 따라 에스티팜은 미국 시장에 대규모 상업화 물량 수출까지 가능해지게 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제약바이오 기업이 글로벌 기술수출에 주안점을 뒀다"며 "사실 신약 개발 역량보다도 GMP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실제 글로벌 제약 회사들은 GMP 역량을 굉장히 높게 보고 있지만, 국내에선 아직은 미미하게 보고 있다"며 "물론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도 중요하지만 GMP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에도 제약·바이오 시장이 발달해 cGMP급 설비를 갖춘 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있으나, 여기에서 생산된 제품을 FDA 등 글로벌 허가기관의 승인을 얻어 실제 시판한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정유경 연구원은 "cGMP 기준을 준수해 공장을 운영 및 생산해 승인받는 것까지의 과정이 얼마나 어려운지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