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가 WHO의 규제시스템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 (사진=식약처)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의약품·백신 규제시스템 글로벌 기준(GBT) 평가 결과, 대한민국이 최고등급인 성숙도(Maturity Level) 4등급을 획득했다고 30일 밝혔다.
WHO는 국가별 규제시스템에 대해 자체 개발한 평가 방법(Global Benchmarking Tool, GBT)을 이용해 9가지 영역의 총 268개 지표를 평가한다. 9개 평가 영역은 △규제시스템 △시판허가 △약물감시 △시장감시 △제조·수입업 허가 △규제실사 △시험·검사 △임상시험 △국가출하승인 등이다. 결과는 성숙도 1등급(최저)부터 4등급(최고)까지 나뉜다.
전 세계 의약품 등 규제기관 중 GBT 평가 결과 의약품 및 백신 분야 모두 4등급을 획득한 나라는 한국이 처음이다.
식약처는 성숙도 4등급 획득으로 의약품·백신 규제시스템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고품질의 안전한 제품을 담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또 국내 의약품·백신 제조업체가 이를 준수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앙겔라 시마오 WHO 사무차장보는 "이번 성과는 의약품과 백신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장하고 규제시스템을 잘 확립하기 위해 대한민국이 노력해 온 것에 따른 훌륭한 결과"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의약품·백신 분야 규제역량의 우수성을 인정받기 위해 WHO가 규제기관의 역량을 평가해 인증하는 'WHO 인정 우수 규제기관 목록(WHO Listed Authorities, WLA)'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사전 절차적 요건이다.
WLA는 WHO가 규제기관의 규제시스템 및 수행 능력을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로 기존 우수규제기관(Stringent Regulatory Authorities, SRA) 국가 목록을 대체해 시행될 예정이다.
한국은 그동안 △WHO 위탁시험기관(TSA) 지정(2006년) △의약품 실사 상호협력기구(PIC/S) 가입(2014년)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회원국 가입(2016년) 등으로 확인된 선진화된 규제역량을 인정받아 WHO의 규제시스템 평가지표 총 268개 중 135개를 면제받았고 133개를 평가받았다.
식약처는 GBT 평가를 위해 올해 1월 WHO에 규제시스템 자체평가 자료를 제출했고 WHO 평가단 19명이 5월에 방한해 식약처를 평가했으며, 지난달 최종 4등급으로 결정됐다.
식약처는 WHO WLA 등재를 추진하며 GBT 평가와 동시에 약물감시·임상실사·실험실운영 등에 대한 수행능력 평가를 받았으며 허가, 임상 심사 분야 수행능력 평가를 마지막으로 내년 1분기 내로 WLA 평가를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이번 GBT 최고등급 획득은 WLA 등재를 위한 가장 중요한 관문을 넘은 것"이라며 "앞으로 남은 절차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우리의 규제 우수성을 국제사회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또 "또한 국내 우수한 품질의 의약품과 백신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