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금속노조 탈퇴를 위한 투표 절차를 밟고 있다. 금속노조는 규약 위반으로 집단탈퇴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30일 노동계에 따르면 포항 소재 포스코지회는 지난 28일부터 이날 오후 5시까지 조직형태 변경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조직형태 변경은 기존 금속노조 산별단체에서 탈퇴해 기업 노조로 전환한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3일~4일 실시한 투표에서 3분의2 이상 찬성으로 가결됐지만 투표일 7일 전까지 공고하라는 고용노동부 보완 요청으로 재투표를 진행했다.
포항제철소 1열연공장에서 제품이 생산되는 모습. (사진=포스코)
포스코지회는 조직형태 변경 투표 이유로 금속노조의 기득권과 조합원 권익 향상을 내세웠다. 포스코 지회는 지난 23일 입장문을 내고 “금속노조는 금속노조를 위해서 일하지 않고 포스코 직원들을 위해서 일한다는 이유로 포스코 직원이 직접 선출한 지회장, 수석부지회장, 사무장을 제명하고 집행 부와 대의원을 징계하며 금속노조를 위해 일하지 않는 자들을 모두 금속노조에서 제명하고 징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속노조는 조직형태 변경의 지회 대의원대회 안건이 규약 위반으로 징계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규약은 지회 단위 대의원 대회나 총회를 통한 집단탈퇴 규정이 없어 개인 탈퇴만 인정한다. 지회는 금속노조 규약 44조에 따라 사업장 단위 ‘집행 기구’에 해당한다.
반면 포스코지회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라 조직형태 변경이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포스코지회는 규모가 작지만 한국 대표 철강사라는 상징성이 커, 탈퇴 가결 시 금속노조의 법적 대응 등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포스코지회는 2018년 약 3000명으로 출발해 현재 포항 60명, 광양 440명 규모로 줄어든 상태다. 포항에서 진행된 지난 투표 인원은 260명이 넘었고 이 가운데 불이익을 우려해 명부에 없는 ‘비밀 조합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는 비밀 조합원의 실체가 의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개별 탈퇴하지 않고 남아 계시는 분이 한 분이라도 계시면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유지된다”며 “이번 탈퇴 찬반 투표는 포항에 있는 지회에서 추진하고 있어 광양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