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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3일 18:28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글로본(019660)의 경영권 매각이 불발, 같이 이뤄지기로 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도 철회되면서 재무구조 리스크가 더욱 커졌다. 2019년부터 적자를 기록 중인 상황 등을 고려할 때 부분자본잠식과 지표상 유동성 우려 등을 빠르게 해소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글로본은 경영권 변경 계약이 양수인의 양수도대금 미지급으로 해지됐다. 이에 양수인 중 하나인 퀀텀 투자 1호 조합으로 배정된 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1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이 취소되면서 160억원 가량의 자금조달이 사라지게 됐다.
이번 자금조달은 글로본에게 꼭 필요했다. 글로본은 2019년부터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을 기록, 결손금이 계속 쌓이면서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2018년 매출 298억원과 영업이익 16억원, 당기순이익 17억원을 거뒀지만 2019년 매출은 103억원으로 반 토막 났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7억원과 -9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후 2020년 영업이익 -43억원과 당기순이익 -51억원을, 2021년에는 영업이익 -74억원과 당기순이익 -118억원으로 적자 규모는 확대됐다.
올해 3분기 누적으로 영업손실 30억원과 당기순손실 26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52억원, 당기순손실 66억원) 대비 손실폭을 줄였음에도 역시 적자는 지속됐고 결손금은 861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3.1% 늘어났다.
올 9월 말 기준으로 글로본의 자본금은 171억6200만원, 자본총계는 171억4200만원으로 자본잠식에 들어갔다. 부문자본잠식률은 0.1%에 불과하지만 수익성 부진이 지속된다면 자본잠식률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더구나 현금흐름 부진으로 인해 보유 현금성 자산이 크게 줄었다. 올해 9월 말 기준 투자활동 현금흐름에서 15억원 유입이 있었음에도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재무활동 현금흐름에서 각각 46억원, 8억원의 유출이 발생, 현금성 자산은 11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7.4% 감소했다.
올해 3회차 전환사채의 전환권행사로 약 35억원 가량의 자본확충 효과가 발생했음에도 적자 유지에 따른 현금흐름 악화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보유 현금성 자산 감소로 지표상 유동성 우려가 발생했다. 만기가 1년 내에 돌아오는 보유 유동성장기부채가 75억원으로 현금성자산 11억원을 훨씬 웃돈다. 기업의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유동비율의 경우 84%로 지난해말보다 19.3%p 하락하면서 100%대가 깨졌다.
또한 신사업으로 인한 투자부담이 커질 수 있다. 화장품이 주력인 글로본은 수소·플랜트를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단계로 추가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통해 현금흐름을 회복하는 것이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지만 빠른 성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물론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1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6.1% 늘면서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가 축소됐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그동안 누적된 손실과 이에 따른 결손금 규모 등을 생각하면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7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물량이 남아 있어 전환권 행사를 통한 자본확충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으나 전환가액(2478원)이 현재 주가(13일 종가 2115원)보다 낮아 전환권 행사에 대한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결국 자본잠식 탈출과 현금성자산 확보 등을 위해 추가적인 자금조달이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글로본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추가적인 자금조달을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라며 “이번에 소액 자금조달을 해 자본잠식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