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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이차전지 원료 수입 의존도 최다…'위기' 초읽기
대한상의, 핵심 광물 8대 품목 공급망 분석 보고서 발간
입력 : 2022-12-15 오후 12:00:00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이차전지 핵심 광물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입 1위국 의존도가 주요 경쟁국 중 가장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핵심 광물의 수입이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 외의 지역에 집중돼 있어 이달 말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가이던스(하위 규정)에서 호의적 조처가 없으면 당장 내년부터 업계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이차전지 핵심 광물 8대 품목의 공급망 분석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이차전지 제조에 필요한 광물 8대 품목 중 산화코발트·수산화코발트(83.3%), 황산망간·황산코발트(77.6%), 산화리튬·수산화리튬(81.2%), 탄산리튬(89.3%), 황산니켈(59%) 등 5개 품목에서 특정국 의존도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반해 일본은 이산화망간(92%)과 천연흑연(91.5%) 등 2개 품목에서, 중국은 산화니켈·수산화니켈(79.1%) 품목에서 특정국 의존도가 경쟁국보다 큰 것으로 파악됐다. 
 
탄산리튬·황산니켈 제외 6개 품목 중국에 의존
 
수입국별로 보면 한국은 핵심 광물 8개 품목 중 탄산리튬(칠레)과 황산니켈(핀란드)을 제외한 6개 품목을 중국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다. 일본은 5개 품목을 중국으로부터 가장 많이 들여오고 있지만, 중국에 대한 수입 의존도는 한국보다 대체로 낮았다. 중국과 독일은 품목별로 주요 수입국에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의 핵심 광물별 수입국을 상위 2개국으로 넓히면 8개 품목 모두에서 90% 이상을 의존하는 등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일본은 5개, 중국은 2개, 독일은 1개 품목만 이에 해당했다. 
 
보고서가 집계한 이차전지 핵심 광물 8대 품목에 대한 전체 수입 규모를 보면 한국은 2020년 기준 10억6000만달러로 일본(11억3000만달러)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중국은 4억8000만달러, 독일은 1억8000만달러로 확인됐다.
 
또 이차전지 모든 생산국이 중국에 수입을 가장 많이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액 기준 한국의 대중 수입 의존도는 58.7%로 장 높았고, 일본 41%, 독일 14.6% 등의 순이었다. 중국이 이차전지 핵심 광물을 가장 많이 들여오는 나라는 칠레(38.3%)였다. 
 
보고서는 "중국·미국 등 핵심 광물 부존량이 한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국가와 이차전지 글로벌 시장을 다투는 것은 큰 핸디캡을 안고 경기에 임하는 것과 같다"며 "'제2의 반도체'라 불리며 한국 경제의 차세대 먹거리로 자리한 이차전지 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특정국에 대한 지나친 수입 의존도와 큰 규모의 수입액은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미국 등 수입 비중 15%…IRA 보조금 요건 미달
 
한국이 미국과 미국의 FTA 체결국으로부터 핵심 광물을 수입하는 비중은 평균 15%로 조사됐다. 이는 내년부터 적용되는 미국 IRA 보조금 요건인 40%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한국은 탄산리튬의 대부분을 미국과 FTA를 체결한 칠레로부터 들여오고 있을 뿐이며, 산화코발트·수산화코발트(0.03%), 황산망간·황산코발트(2.6%), 산화리튬·수산화리튬(15.2%) 등 다른 광물의 수입 비중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8개 품목 전체 수입액 중 미국 또는 미국 FTA 체결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33.5% 정도지만, 이는 칠레로부터 수입하는 탄산리튬의 수입액 규모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탄산리튬을 제외한 7개 품목의 총 수입액 중 미국 또는 미국의 FTA 체결국 비중은 10.1%로 단기간에 IRA 보조금 요건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미국의 IRA 시행, EU의 핵심원자재법 입법 논의 등 첨단 산업과 핵심 자원이 경제 안보 이슈로 다뤄지는 상황이 핵심 광물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이차전지 산업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중국 등 다른 경쟁국은 광물 부존량과 조달 상황이 한국보다 우위에 있어 상대적으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에 유리한 위치라고 진단했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핵심 광물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는 이차전지 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핵심 광물의 지나친 특정국 의존도가 발목을 잡지 않도록 정부는 외교력을 결집해 공급망 위험을 분산하고, 기업은 코발트프리 배터리 등 희소자원에 대한 의존도를 원천적으로 낮출 수 있는 기술 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대회의실에서 열린 'IRA 대응 민관합동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정부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를 상대로 IRA의 '친환경차 세액공제' 조항 법 개정을 위해 설득하고, 재무부 가이던스 수정을 통해 국내 기업이 최대한의 인센티브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IRA 해법과 관련해 "광범위하고 복잡해 모든 문제가 하루나 한 주, 한 달 안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사실상 연내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양국의 경제적 이해가 고려되는 이해의 장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하면서 재무부가 연말까지 발표할 가이던스에 한국의 입장이 어느 정도 반영될 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정해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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