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선거가 내달 16일 치러진다. 이번 선거엔 총 3명의 후보자가 출마해 직전 선거에 이어 다시 다자구도가 형성됐다. 변협회장을 특정 직역의 수장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 대법관과 검찰총장 후보추천 등 국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뉴스토마토>가 기호순으로 제52대 변협회장 후보들의 면면을 릴레이 인터뷰로 소개한다.(편집자주)
김영훈 후보자(사법연수원 27기)는 대전지법, 수원지법 판사를 거쳐 2005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제47대 대한변협 사무총장과 제51대 대한변협 부협회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대한변협과 서울지방변호사회가 공동으로 개발한 법률 서비스 플랫폼 '나의 변호사'의 운영위원장을 맡아 도입을 주도하기도 했다.
선거를 앞두고 지난 14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김 후보자는 최근 2년간 집행부 일원으로 직역 수호를 위해 행동해왔음을 강조하며 그 노력을 이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사설 플랫폼 아웃과 더불어 △변호사 소득 증대 △유사직역 통합 및 변호사 배출 감축 △채권추심시장 탈환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제52대 대한변호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영훈 변호사가 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뉴스토마토>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김영훈 후보자 캠프 제공)
-선거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두 번의 변협 회무를 경험하는 동안 세월호 참사, 사설 법률플랫폼 문제 등 많은 일을 겪었다. 사설 플랫폼의 대안으로 공공 플랫폼을 개발하고, 국선변호사 보수 상승을 위해 대법원과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채권시장 탈환을 위한 활동을 하는 등 직역 수호를 위해 노력해왔다. 선거를 염두에 두고 한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다른 이가 협회를 운영하게 되면 이러한 활동들을 지속해서 이어갈지 염려됐고, 뿌린 씨앗들이 발전하고 있는 현 단계에서 본인이 끝까지 책임져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과의 갈등이 차기 변협 회장의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변협과 로톡 간의 1대1 갈등은 잘못된 표현이란 것이다. 법률 시장은 공공성을 지녔고, 투명한 정보가 보장돼야 한다. 그럼에도 로톡은 이에 대한 이해 없이 무리한 사업을 펼쳤다. 또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검증할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다. 내재적인 위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법률 시장에 진입한 기업 자체의 문제다."
-'사설 플랫폼 아웃'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주축이 돼 공공플랫폼 '나의 변호사'를 만들어냈고 꾸준히 사설 플랫폼 퇴출 방안들을 주장해오며 이미 행동으로 보여드렸다. 법원, 법무부와 공조해 ‘나의 변호사’를 법원 전자소송과 같은 공신력 있는 유일한 공공법률 플랫폼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법원, 법무부 등과 플랫폼을 연결해 접근성을 높이고, 홍보하는 것 또한 앞으로 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더 나아가 국민과 변호사 모두에게 편리함을 주고 사설 법률 플랫폼이 불필요한 구조를 만들겠다."
-현재 변호사들이 겪는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변호사 시장은 수십 년간 정체돼있다. 변호사 수는 늘었지만 1인당 소득은 줄어들고 있다. 아울러 노동, 세금, 변리업 등과 같이 본래 변호사들이 해야 할 사건들은 너무 쪼개져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유사 직역 통합과 변호사 배출 감축을 통해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아야 한다. 결원보충제 폐지는 물론 로스쿨 학제를 개편해 로스쿨생 일부를 유사 직역 각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것 또한 방법이 될 것이다."
-변호사 업계의 양극화, 청년 변호사가 겪는 박탈감은 계속해서 문제로 지적된다.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가
"개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변호사들과 청년 변호사들이 겪는 어려움 잘 알고 있다. 당선된다면 개인 변호사가 하기 어려운 분야와 관련해 대형 로펌의 실무 경험을 전수받을 수 있는 기회를 변협 차원에서 마련하고자 한다. 최근 대형 로펌 대표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는데, 이러한 문제의식에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약 2조원 규모의 채권추심시장을 변호사 영역으로 만드는 등 청년 변호사들이 일할 수 있는 분야를 넓히는 노력 또한 이어갈 것이다. 채권추심은 신입 변호사들이 새롭게 익혀 잘 할 수 있는 유형의 사건이다."
-변호사의 공익적인 활동 활성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계획하고 있는가
"변호사들이 본인의 생계 걱정을 하지 않고 공익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자 한다. 변호사 대부분 국민을 위한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본인의 변호사직 또는 사무실은 유지돼야 공익 활동도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변협이 뒷받침해줘야 한다. 공익재단 대부분 주무부처가 교육부나 보건복지부로 되어있고, 법무부로 되어있는 곳은 거의 없다. 따라서 공익 법인들이 법률구조사업에 지원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구조적인 모순을 해결해 변호사들이 공익 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돕겠다"
-마지막으로 선거에 임하는 각오 한 마디
"한 말과 약속은 꼭 지킨다. 목표에 적합한 기획력과 실천력 또한 본인의 강점이다. 진실된 모습을 보여드리면 회원들이 자연스럽게 믿어주리라 생각한다. 주변에 참모 역할을 해주는 유능한 변호사들과 함께 지혜를 모아 좋은 정책을 개발하고, 또 실행하겠다. 더 나아가 회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을 약속한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