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법무부가 사람이 자신의 이름, 얼굴, 음성 등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퍼블리시티권(인격표지영리권) 명문화하는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법무부는 입법예고 기간 동안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최종 개정안을 확정하고, 법제처 심사와 차관·국무회의 등 개정 절차를 진행해 내년 상반기 민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인격표지영리권은 사람이 초상, 성명, 음성 등 자신을 특징짓는 요소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권리로서, 흔히 '퍼블리시티권'이라 불린다. 창작물이 아닌 사람의 인격표지 자체에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저작권과는 다르다.
이번 개정안은 다른 사람에게 인격표지의 영리적 이용을 허락할 수 있도록 해 인격표지의 영리적 활용 가능성을 확대했다.
다만 인격표지가 개인의 신념이나 가치관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인격표지영리권자 본인의 신념에 반하는 등 중대한 사유가 발생한다면 이용허락을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언론 취재 등 정당한 활동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타인의 인격표지를 활용하게 되는 경우, 인격표지 영리권자의 허락 없이도 합리적인 범위에서 인격표지를 영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또 인격표지영리권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인격표지영리권이 당연히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재산권처럼 상속된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어떤 사람의 명성이나 유명세가 희박해지고 그 인격표지에 대한 영리적 권리가 소멸하는데 통상적으로 충분한 시간임을 감안해 유명한지 여부를 불문하고 모든 개인의 보편적 권리로 보호하기로 했다. 또 인격표지영리권의 상속 후 존속기간은 30년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인격표지영리권이 침해된 경우 사후적 손해배상청구권만으로는 권리 구제의 실효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인격표지영리권 침해의 제거를 청구하거나 필요시 사전적으로 그 침해의 예방을 청구할 수 있도록 침해제거·예방청구권을 인정했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을 통해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누구나 유명인이 될 수 있는 시대적 변화를 법 제도에 반영했다"며 "사람들이 자신의 인격표지 자체를 영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보호하며, 인격표지영리권자 사망 시 법률관계에 대한 혼란과 분쟁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법무부 (사진=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