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330호인 수달 15마리가 서울 한강에서 발견됐다.
서울시는 최근 한강 본류는 물론 탄천·중랑천·샛강 일대에서 수달 서식 흔적을 발견하고 분변에 대한 유전자 검사를 거쳐 15마리의 수달 서식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한강 일대에는 1974년 팔당댐 완공 이후 수달의 이동경로가 단절됐으며, 서식 확인은 2016~2017년 탄천 하류에서 발견 이후 5년 만이다.
서울시는 2017년 탄천 하류에서 무인카메라 조사를 거쳐 4마리를 확인한 후 개체수가 확연히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수달은 식육목 족제비과에 속하는 포유동물로 강과 저수지 등 물을 끼고 살아간다. 수중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의 저항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유선형의 몸과 긴 꼬리를 갖고 있다.
수달은 주로 하천에서 생활하면서 블루길, 배스, 황소개구리 같은 생태계 교란종을 잡아 먹는 중요한 천적 역할을 하며, 하천 생태계 먹이사슬에서 최정점에 자리잡아 수환경의 지표종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수달 서식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사)한국수달보호협회와 함께 작년부터 지난달까지 1년간 ‘한강 수달 서식현황 및 적정 관리방안’에 대한 학술용역을 실시했다.
서울시와 연구팀은 배설물·발자국 등 수달 출현흔적 조사, 분변 채집조사, 무인카메라 수달 촬영 등을 통해 팔당댐 하부에서 난지한강공원에 이르는 구간 곳곳에서 수달의 출현 흔적을 확인했다.
무인카메라 조사결과, 수달의 주요 활동시간은 어두워지는 오후 6시 이후부터 날이 밝아지는 다음날 오전 8시 이전까지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수달의 활동은 습지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는 암사·고덕 습지생태공원 일대와 광진교 주변부에서 가장 많은 출현 흔적을 확인했다.
특히 탄천 하류와 성내천 합수부 일대에서는 일가족으로 추정되는 5마리의 수달 가족 활동장면이 무인카메라에 촬영되기도 했다.
연구팀은 그간 서울 한강변의 우수한 생태습지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생물서식지를 확보하고 강변의 콘크리트 인공호안을 자연 소재로 대체한 결과 한강의 자연생태계가 한층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수변 완충지대는 수달의 먹이가 되는 어류, 양서류 및 각종 습지생물들의 안정적 서식공간이 되고, 수달의 안전한 휴식처 및 은신처를 제공해주고 있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민들에게 한강 수달의 보호가치에 대해 널리 알리고, 수달의 출현이 예상되는 지역에 보호 안내판 등을 설치하는 등 수달 서식지 보호와 위협요인 저감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한강에서 수달을 발견하면, 돌을 던지거나 고함을 지르거나, 가까이 접근하면 안 된다. 물가를 배회하는 개는 한강변 바위 틈새에서 쉬고 있는 수달을 공격할 우려가 매우 커 반드시 목줄을 채워 산책해야 한다. 또한, 물 속의 통발, 정치망은 수달의 익사사고를 유발하는 만큼 불법 어로행위를 하면 안 된다.
최근 한강 생태공원에서는 천연기념물인 수달, 황조롱이, 원앙, 멸종위기종인 삵, 새호리기,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맹꽁이 등이 발견되며 서식하는 생물종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유영봉 서울시 푸른도시여가국장은 “한강 본류와 일부 지류하천에도 수달의 출현이 잇따라 발견되는 것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서울시 자연생태 관리의 산물”이라며 “앞으로도 사람, 생물, 자연이 서로 조화롭게 공존하는 건강한 한강생태축을 만들도록 다양한 자연정책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이 한강에서 서식을 발견한 천연기념물 330호 수달.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