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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리서치센터장 대전망)"코스피, 2000선까지 열어놔야"…저성장 이기는 전략은
주요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2023 코스피 상저하고 전망 우세
입력 : 2023-01-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최성남 기자] 지난해 국내 증시가 고금리와 고물가 그리고 고환율 등 삼중고의 영향으로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공급망 위기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적 이슈들까지 겹치면서 재작년 3300선에 올랐던 코스피는 2100선까지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올해 증시 전망에 쏠리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올해 경기침체와 저성장 우려가 커지면서 작년보다 더 힘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올해 저성장 국면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내 주요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에게 내년도 증시 전망과 투자전략을 들어봤다.
 
2023년 코스피, 상단 2750 하단 2000…상저하고 전망
 
(그래픽=뉴스토마토)
 
2일 <뉴스토마토가> KB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증권,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국내 증시에 대한 의견을 취합한 결과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증시전망 밴드는 고점 2750, 저점 2000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이 2750으로 상단을 가장 높게 잡았으며, 삼성, 유진, 신한, 한국, 한화가 저점을 2000으로 제시했다. 12개 증권사의 평균 밴드(미래에셋 밴드 미제시)는 하단 2055포인트, 상단 2640포인트다.
 
2023년 새해 증시는 상반기에 부진하고 하반기에 오르는 이른바 ‘상저하고’ 흐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인상과 함께 경기침체 흐름이 이어지면서 상반기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하반기에 반도체 업황 등이 회복되면서 증시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중론이다.
 
하나증권 황승택 리서치센터장은 “내년 코스피는 상저하고의 모습을 그릴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재 증시의 조정은 대부분 금리로 인한 것으로 아직 내년의 경기 침체와 수요 둔화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 조정은 제대로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2023년 연초에는 이익추정치 하향 기업들에 대한 가격 책정이 진행되면서 증시는 최악의 상황을 겪은 후 반등을 모색하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피의 상저하고를 예상한다"며 "상반기는 긴축과 실물 경제 악화 영향이 불가피하며, 기업들의 재고 건전화 과정 진행이 이어질 것이지만 하반기로 가면서 인플레이션 둔화, 수요 회복 등 매크로 환경의 점진적 개선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4분기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될 가능성 높다고 판단되며, 주식시장은 이를 선행적으로 반영해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경기침체에 따른 기업 경기는 이미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74로, 이는 2020년 10월 이후 2년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20일까지 수출은 전년보다 9%가량 줄면서 석 달째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24.3%)를 비롯해, 철강제품(-17.4%), 무선통신기기(-43.8%), 정밀기기(-11.2%) 등의 대부분 품목이 감소했다. 반대로 수입액은 증가하면서 무역적자는 9개월째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세계 경기는 이미 둔화 구간에 진입했고 현재는 돈을 크게 벌기보다는 잃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각국 정부의 재정부양 정책 카드는 이미 소진돼 대응 수단이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가 확실히 하락해 연준의 스탠스가 완화적으로 전환되기 전까지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대다수 증권사의 상저하고 흐름과 달리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상고하저'의 흐름을 전망했다. 윤석모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고하저식 등락 과정 전개를 예상한다"며 "악재 둔감, 호재 민감으로의 국내외 증시 성격 변화가 점쳐지고, 2023년 3월 연준 금리동결 전환(최종 금리 5.0%) 이후 국내외 명목·실질 금리가 피크아웃(정점통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식 비중 판단은 엇갈려…유망 섹터는 반도체·친환경·원전
 
주요 리서치센터장들은 주식시장 비중에 대한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올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보수적 의견과 점진적 비중 확대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으로 갈린 것.
 
우선 NH투자증권은 주식비중 확대를 추천했다. 오태동 리서치센터장은 “2022년 주식시장 하락분은 이미 금리인상과 경기침체를 상당부분 선반영한 만큼, 주식 비중을 줄이기보다는 늘릴 때라고 판단한다”면서 “여유자금을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올해 유망섹터로는 반도체와 친환경, 원전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센터장은 “미국 공급망, 에너지 공급망 관련 산업이 핵심일 것으로 보인다”며 “순수 경기 사이클에 의존한 산업은 상대적으로 회복이 더딜 것으로 보여, 정부 부도나 독자적 성장이 이뤄지는 2차전지, 반도체, CMO, 신재생에너지 등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반면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은 상반기 주식보다 채권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금리가 고점에서 하락하는 구간이므로 연초에는 채권 등 인컴자산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좋다"면서도 "주식이 상승 국면으로 전환 조짐이 보이면 주식으로 비중 확대, 다만 실적이 뒷받침되는 주식 중심이 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테마주 수급 쏠림 주의…뇌동 매매는 계좌 손실 키울수도
 
리서치센터장들이 입 모아 우려한 점은 테마주 위주의 국내증시 흐름이다. 지난해 국내증시는 장기간 부진이 이어지면서 일부 테마주들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튬을 비롯해 무상증자, 네옴시티 등 각종 테마주가 증시를 휩쓸었으며, ‘동전주’와 ‘품절주’에 수급이 쏠리기도 했다.
 
황승택 센터장은 “가장 유의해야 하는 것은 FOMO(Fear Of Missing Out,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라면서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수익률을 보이는 주식을 보유하지 않음에 따른 소외감으로 섣불리 진입하는 뇌동매매는 계좌의 손실,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센터장은 “이례적인 금리 상승 국면에서 투자 결정은 매우 어려운 선택으로, 특히 자금 조달 비용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면서 “풍문에 따라 투자하기보다 기업의 펀더멘털을 보고 장기 투자 관점에서 종목에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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