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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성공 위해선 '오픈이노베이션' 관건
AI 도입…신약개발 기간 단축·성공률 높일 대안
입력 : 2023-01-02 오전 6:00:00
 
인공지능의 도입은 신약개발의 기간을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신약개발은 성공 가능성이 낮고 천문학적 투자비가 요구될 정도로 힘들다. 그간 신약개발에선 약동학적 조건 만족, 약물의 효과성 예측 등이 어려운 점으로 꼽혔다. 인공지능(AI)의 도입은 신약개발의 기간을 단축하고 성공률을 높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선 AI 신약개발의 성공을 위해선 '오픈이노베이션'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2일 '인공지능 신약개발 오픈이노베이션과 미래' 보고서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다양한 단계에서 여러 분야의 지식과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복합적인 연구이다. 
 
현재 신약개발은 △질병에 대한 기전 이해 △표적 단백질 선정 △표적 단백질을 제어하는 약물 탐색 △동물 모델에 대해 전임상을 진행한다. 즉 약물의 효과를 사전적으로 검증 후 임상시험을 거치는 체계화된 방법에 따라서 진행된다.
 
다만 하나의 신약개발이 나오기까지 그 과정은 녹록지 않다. 예를 들면, 임상 단계에서 약효가 입증되지 못하거나 부작용 때문에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한다. 또, 동물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특정 기전에 따라서 동물에게 질환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처럼 신약개발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성공률을 높이는 건 중요한 과제다.
 
최근 신약개발의 기간을 줄이고 성공률를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AI가 주목받고 있다. 신약개발 과정이 다양한 만큼, AI는 신약 개발의 다양한 영역들에 활용될 수 있다. AI 신약개발에서 빠질 수 없는 건 데이터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의 AI신약개발지원센터는 2022년 초부터 AI신약개발 회사들의 정보를 수집했고, 국내에서만 AI신약개발 회사를 거의 50개 가까이 찾았다. 다만 현재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은 걸음마 단계다. 연구원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AI를 이용한 신약개발은 허황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는 반면 긍정적으로 보는 의견도 있다. 
 
일반적으로 제약회사는 케미칼을 기반으로 한 화학물질로 데이터를 도출하지만,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데이터를 뽑기에는 쉽지 않다. 설사 데이터가 도출된다고 해도 구조를 밝혀내긴 어렵다. 예를 들어 그 데이터에 약 3000억 개의 구조가 있다고 하면 이를 컴퓨터가 읽어낼 수가 없다.
 
업계에서도 AI를 이용한 신약 개발에 있어서 의견이 나뉜다. AI를 이용한 연구가 긍정적인 흐름이라고 보는 반면, 시기상조라는 입장도 공존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AI를 이용한 신약개발을 단순히 배척할 것이 아니라 기업 간 적극적으로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라며 "국내에도 세계적인 AI 신약개발업체가 나와야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이 후보 물질을 발굴하고, 인비보데이터(동물실험 데이터), 인비트(밖에서 하는 실험 조건)까지 함께 진행하는 안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라며 "이외에도 고객의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오픈 이노베이션에 적극적이다. 앞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 5일 '2022 KPBMA 오픈 이노베이션 플라자'를 개최한 바 있다.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신약개발 성과를 촉진하고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함이다.
 
지난 12월 5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22 KPBMA 오픈 이노베이션 플라자'에서 비즈니스 파트너링 참여 기업들이 기술사업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날 행사에는 140여 명의 제약바이오업계 사업개발(BD)·연구개발(R&D)·인허가 전문가 등이 참여한 가운데 기술사업화에 대한 논의와 비즈니스 파트러닝을 진행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기술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한 신약후보 물질 라이브러리 'K-스페이스 플랫폼'을 공개하고, 국내 제약바이오 분야의 대표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K-스페이스 플랫폼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227개 사의 파이프라인을 총망라, 1200여 개의 질환·유형·단계별 정보를 제공하며 R&D 기술의 사업화를 촉진할 계획이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무엇보다 제약기업과 바이오벤처·스타트업, 학계, 민·관이 긴밀히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역점을 둬야 한다"라며 "협력과 소통, 융합이라는 기반 위에서 혁신의 속도는 빨라지고 견고한 경쟁력이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AI 신약개발 기업이 급성장하기 위해선 시간이 소요되는 파이프라인에 대해 조기에 기술수출 하는 안이 좋다고 조언했다. 또, 각 기업이 플랫폼 기술을 향상시켜 후보 물질을 계속해 양산해 판매하는 것도 기술 사업화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이 플랫폼 기술을 향상시키다 보면 추후 발전한 플랫폼 기술을 판매하고 새로운 플랫폼을 만들게 되면 제약바이오업계에도 미래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고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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