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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막의 왕’ 김보통 작가 “스스로 자문할 기회 만들고 싶었다”
입력 : 2023-01-02 오후 12:05:49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김보통 작가는 사회적인 문제를 독특한 시선으로 그려내 주목을 받았다. 이번에 김작가는 왓챠 오리지널 사막의 왕을 통해 돈을 의인화해서 비인간성, 돈의 노예가 된 이들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러한 이야기를 담아낸 이유에 대해 한 번쯤 자문해볼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왓챠 오리지널 사막의 왕은 돈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들과 돈이 다가 아니라 믿는 사람들의 선택에 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김보통 작가는 사막의 왕을 기획하게 된 이유에 대해 기획 의도가 없었다. 6개 단편 연작을 만들고자 할 때 서로 다른 인물이 내세우되 어떤 이야기에서는 주연이고 어떤 이야기에서는 조연이고 이렇게 꼬여 있는 구조를 만들자고 했다. 6개 이야기가 인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막의 왕에 출연한 진구가 맡은 인물은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인물들과 관계가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진구 역할은 현실성이 없는 캐릭터다. 그런 사장이 있을 수 없다. 거액의 돈을 후원하고 해고한 사람이 죽자 자식을 회사로 유인해서 조롱하듯 행동하는 것이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돈이 정말 많다면 게임을 하듯 사람을 상대로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살아 있는 사람을 상대로 인생을 돈을 이용해서 마음대로 조종하면서 즐거워하는 변태 같은 인물이다. 사람으로 표현이 됐지만 사실은 의인화된 돈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작가는 우리는 21세기 자본주의를 살아가면서 계급, 신분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돈의 노예로 살아간다. 스스로 자유인이라고 착각을 한다. 그래서 스스로 정말 자유인인가를 자문할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 역시도 작가로서 이야기를 만들고 하지만 결국 돈을 받으니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돈을 받아서 일을 하는 건 당연하지만 돈만 목적이 돼서 끌려가다가 결국 내 삶을 망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왓챠 '사막의 왕' 김보통 작가 인터뷰. (사진=왓챠)
 
김보통 작가는 이번 사막의 왕을 통해서 연출에 도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확히 해야할 건 6개 에피소드 중에 모래 위의 춤한 에피소드만 연출을 했다. 나머지 에피소드는 다른 감독님들이 나눠서 했다. 이것도 옆에서 감독님이 도와 주셨기 때문에 온전히 내 힘으로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불어 “6개의 에피소드 중에서 고르라고 해서 모래 위의 춤을 올랐다. 글로만 보면 제일 이해하기가 어려운 에피소드다. 동그라미를 그린다고 하는데 얼마나 큰 크기로 어떻게 그릴 것인지, 무슨 감정으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이해가 어려울 수 있다. 내가 썼기 때문에 가장 잘 알고 있어서 내가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연출 경험에 대해 해보니 감독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다만 결정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결정이 어렵고 무서운 건 책임이 오롯이 자신에게 있다는 거다. 내 판단이 맞는지 물어볼 사람이 없다. 연출을 하고 싶지 않다. 책임이 지기 싫어서 라기 보다는 해보니 가성비가 좋지 않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데 연출을 하면 물리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한계가 있다. 다만 연출을 해보는 경험은 작가로 중요하다. 연출적으로 가능할지 여부를 생각하면서 집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작가는 각본의 경우 초기 기획을 하고 초고, 수정을 했다. 감독에게 대본이 넘어간 뒤 개입을 하지 않았다. 미팅을 할 때도 원고를 가지고 더 재미있는 버전으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실제로 많은 각색이 들어갔다. 감독님마다 추가하거나 변형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이탁 감독이 연출한 ‘1UP’ 부분을 보면 처음과 끝이 전자오락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초고에는 없던 설정이다. 딸을 구하러 가다가 죽어서 다시 살아나서 구하러 간다는 느낌을 게임스럽게 연출을 해줬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경우 처음 오프닝이 장동윤 배우가 캐스팅 될 때 사례를 직접 넣었다. 이런 부분이 달랐다고 달라진 부분에 대해 밝혔다.
 
특히 처음부터 감독님과 제작사에도 마음대로 바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일부러 현장에 잘 안 가기도 했다. 현장에 가면 신경이 쓰일 것 같았다. 신경이 쓰면 관여하게 될 것 같고 그럼 감독님들의 개성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손볼 수 없는 다리를 넘어선 시점에서 편집본을 기술 시사회 때 처음 봤다. 그러다 보니 서로 이야기를 다르게 해석했다는 것, 저마다 그린 그림이 달랐다는 걸 관객 입장에서 보게 됐다고 했다.
 
왓챠 '사막의 왕' 김보통 작가 인터뷰. (사진=왓챠)
 
김보통 작가는 다른 작가의 작품을 거의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 영화도 안 보고, 소설도 보지 않는다. 내 것도 보지 않는다. 기술 시사와 같은 강제로 봐야 하는 게 아니라면 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내 것을 보지 않는 건 자괴감 때문이다. 남의 것을 보지 않는 건 열등감, 질투 때문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재벌집 막내 아들도 안 봤다. 아직은 열등감이 크기 때문에 잘 못 보겠다. 물론 언젠간 달관하고 볼 수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나는 필드에 뛰는 선수다. 그런 면에서 다른 선수가 잘 뛰는 걸 보는 게 고통스러울 수 밖에 없다. 시기와 질투가 범벅이 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작가는 자신이 글을 쓰게 된 것도 주어진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웹툰을 하다가 수필을 썼다. 수필을 하다가 드라마를 하게 됐다. 그렇게 지금까지 왔다. 오는 기회가 있다면 그 기회를 잡지 않을까 싶다. 다가온 기회를 특별히 망설이지 않는다고 했다.
 
왓챠 '사막의 왕' 김보통 작가 인터뷰. (사진=왓챠)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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