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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으로 10억 벌어 사표 쓰기)시즌5 새출발은 반도체와 함께
업황 어둡지만 주가는 먼저 움직여…세제지원 확대로 투심 개선
입력 : 2023-01-11 오전 6: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실전투자 다섯 번째 시즌을 시작합니다. 이번 시즌5부터는 주식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할 생각입니다. 올해 ISA 계좌에 담을 수 있는 것들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래서 ISA 계좌로 주식을 비롯한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는 모습을 지상중계할 생각입니다. 
 
다만, 처음부터 ISA 계좌로 출발하지는 못합니다. 제가 ISA 계좌를 활용한 투자를 오래 전부터 추천했던 만큼 저도 현재 계좌를 보유 중입니다. 곧 3년 만기를 채우는데 보유종목 중 청산절차를 밟고 있는 선박펀드가 있어서 당장은 해지가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선박 매각으로 좋은 성과를 내준 종목이죠. 이미 유상감자로 투자금액의 99%가 입금됐지만 법적 청산을 위해 1%의 주식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일단 작년과 같은 계좌에 종잣돈 2000만원을 입금해 투자하다가 ISA 계좌가 정리되면 그때 중개형 ISA로 재가입해 연재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시즌5가 시즌6로 이어진다면 종잣돈도 늘어나겠죠. 
 
사전설명은 이것으로 마치고, 이제 시즌5의 첫 매수 종목을 소개합니다. 리노공업과 티씨케이, 화인베스틸입니다. 오래 지켜본 독자라면 낯설지 않은 종목일 겁이다. 
 
리노공업과 티씨케이는 각각 반도체 검사, 반도체 장비를 만드는 반도체 기업입니다. 작년부터 올해 반도체 업황은 매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줄을 이었습니다. 저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업황과 주가는 다를 것이라고 생각해 또 편입했습니다. 
 
삼성전자는 최근 어닝쇼크 수준의 4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습니다. 4분기 4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1년 전 13조8667억원에서 급감했다는 내용입니다. 연간으론 2021년 51조원에서 43조원으로 줄었네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은 더 안 좋습니다. 4분기에 7000억대 적자가 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2021년 3분기보다 60% 급감하면서 충격을 안겼습니다. 조만간 잠정실적을 발표하겠지만 반도체 중에서도 업황에 민감함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 하고 있어 충격이 커 보입니다. 같은 사업을 영위하는 미국 마이크론도 9~11월 2억9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니까요. 
 
올해 업황이 안 좋아서 일찌감치 예고했던 투자도 축소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올해 예고했던 반도체 투자 규모를 50% 줄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것만 바라보던 업체들의 충격이 컸습니다. 삼성전자는 투자를 줄이겠단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공격으로 늘리겠단 얘기도 없었죠. 당초의 계획을 유지만 해도 좋을 시기입니다.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수요 감소로 고전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주가는 또 달라 보입니다. 5만5000원까지 밀려났던 삼성전자는 다시 6만전자가 됐고, SK하이닉스도 7만5000원까지 하락했다가 8만원대 중반으로 고갤 들었습니다. 
 
여기에는 정부와 여당의 세액공제지원 확대 방안이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세액공제율을 기존안 8%에서 15%로 확대하겠다고 했으니까요. 15% 공제 지원이 현실화된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만 5조8000억원의 세금 감소 효과를 누릴 거란 분석이 있습니다. 그보다 훨씬 적을 것이란 의견도 있고요. 
 
실제 부담액에 차이가 있더라도 혜택은 혜택입니다. 그걸로 부진한 업황을 극복할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얼어붙은 투심을 녹이는 데는 도움이 되겠죠. 
 
또한 반도체 섹터의 특성을 감안할 필요도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반도체 섹터의 주가는 삼성전자의 실적이 폭발해 최고기록을 쓸 때가 아니라 부정적인 전망 일색일 때 더 많이 올랐습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경기가 나쁠 때 과감하게 투자를 단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가는 그에 맞춰 움직였어요. 지금은 어렵고 힘들지만 머지않은 미래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삼성전자는 과거 제조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치킨게임을 마다하지 않으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배력을 키워온 기업입니다. 지금은 치킨게임까지 벌일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이익이 감소해도 적자는 아니죠. 그래서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한 사이클이 지나면 또 좋아지는 날이 오겠죠.
 
그래서 올해 투자는 반도체 종목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단, 삼성전자 대신 레버리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는 장비업체와 검사업체를 선택했습니다. 
 
반도체 제조 단계에서 건식 식각(에칭) 공정에 사용되는 솔리드 실리콘 카바이드 링(SiC Ring)을 제조 판매합니다. 경쟁업체의 도전을 받고 있어 점유율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습니다. 그래도 반도체의 고단화,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티씨케이의 SiC Ring 수요가 많아질 수 있어 전체적으론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리노공업은 반도체 검사용 소켓을 만듭니다. 리노공업도 경쟁업체들에게 시장을 조금씩 내주고 있는데 매년 실적이 증가하는 것을 보면 대단합니다. 영업이익률,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이 상당히 높은 우량 기업입니다. 밸류에이션도 그만한 대접을 받고 있어 싸게 매수하기가 어려운데 주가가 크게 조정된 지난해가 매수 적기였던 것 같습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이 회사의 강점입니다. 고난의 시기를 충분히 버텨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화인베스틸은 배의 뼈대 역할을 하는 형강을 만듭니다.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어요. 지난해 원자재가격 상승 부담이 컸던 탓에 매출에 비해 이익이 좋지 않았습니다. 원가가 안정되고 있으니 올해는 다르겠죠.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상당했던 만큼 Q(판매량)의 증가에 의한 실적 성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멀쩡한 조선기자재업체인데 하필이면 정치 테마주로 엮여 있어 때마다 특정인의 이름에 영향 받아 오르내리는 것이 영 못마땅합니다. 실체(실적)가 없는 그림자(테마)에 휘둘려선 안 되겠지만 그에 엮여 있다 해도 실체가 분명하면 피할 것도 없다고 봅니다. 거품 없이 실적에 따라 평가되기를 바랍니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김창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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