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거듭되는 고물가와 수출 감소를 우려하던 정부의 '경기 둔화' 전망 수위가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특히 내수 회복의 경우 '완만한 개선 흐름'에서 '점차 완만'으로 표현하면서 속도가 더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소매판매 부문에서는 백화점 매출액이 늘었지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이 줄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와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통화 긴축 속도, 중국의 방역 상황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가운데 주요국의 성장 둔화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향방 등에 따른 세계 경제 하방 위험이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6월 경제동향에서 처음으로 '경기 둔화 우려'를 언급한 후 그해 12월까지 같은 진단을 내렸지만, 이번에는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면서 표현을 강화한 것입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내수가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한 후 12월에는 '내수 회복 속도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렸지만, 이달에는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있다'면서 속도가 늦어지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산업활동동향 지표를 보면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6% 감소했지만, 광공업 생산은 0.4% 늘면서 전산업 생산이 0.1% 소폭 증가했습니다.
또 11월 수출은 반도체를 포함한 IT 품목의 동반 위축으로 전년 동월 대비 9.5% 감소했습니다. 일평균 수출액은 2021년 12월 24억8000만달러에서 2022년 12월 22억4000만달러로 9.5% 줄었습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정책국 경제분석과 과장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실물 경제가 아직 정상화하지 않는 모습이 우리 수출에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11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8% 감소했습니다. 내구재 1.4%, 준내구재 5.9%, 비내구재 0.5% 등 모든 판매가 줄었습니다.
12월 소매판매는 카드 국내 승인액과 백화점 매출액 증가 등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 국내 승인액은 전년 동월 대비 10.8%, 백화점 매출액은 11.2% 늘었습니다.
이승한 과장은 "12월 들어 날씨가 추워지면서 11월의 의류 구매 소비가 넘어온 것으로 본다. 카드 승인액은 2021년 12월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나 방역이 강화되면서 소비가 좋지 않았던 기저 효과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국산 승용차 내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0.5% 줄었습니다.
11월 설비투자는 전월 대비 1.0%, 보합, 건설투자는 1.4%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SI)는 89.9로 전월 대비 3.4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기업심리실적 BSI는 1포인트 내린 74, 전망 BSI는 4포인트 하락한 70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재의 경제 상황을 보여주는 11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 대비 0.7포인트, 향후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 선행지수는 0.2포인트 각각 하락했습니다.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만9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수 증감 폭은 7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실업률은 3.0%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12월 소비자물가는 유류 가격 하락 등으로 상승 폭이 둔화하는 흐름이 지속했습니다. 전년 동월 대비 5.0% 올라 11월 증가율과 같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재부는 "설 물가 등 민생 안정에 총력 대응하면서 수출과 투자 등 경제 활력 제고와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3대 개혁 등 경제 체질 개선 노력도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획재정부는 13일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월호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와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은 서울의 한 자동차 대리점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