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2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및 당 지도부와 대화를 하고 있다.(사진=민주당 제공)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검찰이 성남FC 의혹으로 소환 조사한 데 이어 위례·대장동 의혹으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연일 압박하는 가운데 친문(친문재인)계가 정책연구포럼 ‘사의재’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움직입니다.
친문 주축 '사의재' 출범…문재인정부 인사 총출동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문재인정부에서 청와대 고위 참모와 장관 등을 지낸 인사들이 주축이 된 정책연구포럼인 사의재가 오는 18일 출범할 예정입니다.
사의재에는 문재인정부 당시 장·차관 및 청와대 출신 인사들 다수가 포함됐습니다.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상임대표를 맡고, 정현백 전 여성가족부 장관, 조대엽 전 정책기획위원장이 공동대표로 선임됐습니다. 또 전해철(행정안전부)·도종환(문화체육관광부)·이인영(통일부)·박범계(법무부)·진선미(여성가족부)·권칠승(중소벤처기업부)·황희(문화체육관광부, 이상 장관)·한병도(정무수석비서관)·윤영찬(소통수석비서관)·고민정(대변인, 이상 청와대) 의원 등도 포함됐습니다. 문재인정부에서 일했던 당 의원 대부분이 사의재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치권에서는 검찰이 연일 이 대표를 압박하는 상황에서 친문계가 결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하지만, 친문계는 이를 적극 부인하는 입장입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문재인정부의 성과를 계승하고 한계를 짚어보자는 취지에서 포럼을 여는 것”이라며 “정책 포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 메시지까지 내거나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사의재 출범과 관련해 당내에서 공감이 이뤄진 상태고, 이 대표 역시 이해·공감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공감 표한 이재명 바라보는 친문계 두 시선
사의재 출범 취지에 공감을 표한 이 대표를 바라보는 친문계 내부 시선은 갈리고 있습니다. 비명(비이재명)계이자 친문계인 김종민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향해 “정치적·도의적·행정적 책임이 있다”고 각종 의혹에 대한 책임론을 부각했습니다. 다만, 김 의원은 “아직 정확하지도 않은 것을 중계방송하듯이 계속 쏟아내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알권리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라고 검찰의 수사 행태를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비명계에서는 검찰의 수사결과가 나오지 않는 이상 쉽사리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분위기입니다. 검찰이 각종 의혹에서 이 대표와의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입증하지 못한 상황에서 발언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김 의원도 이를 의식한 듯 “검찰이 빨리 수사를 해서 사실관계가 무엇인지 정리해줘야 민주당 내에서도 이재명 대표의 책임이 뭐다, 책임은 있지만 수용하고 가자는 등의 판단을 할 것”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반면, 친문계의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조응천 의원 등 비명계가 이 대표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는 데 대해 “이런 발언들이 계속 나오니까 오히려 현안에 대한 대표의 발언이 계속 묻히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고 최고위원은 “제가 지도부에서 거의 매일 이 대표를 만나고 있는데 (분리 대응)에 공감하는 분이 이 대표 본인”이라며 “오히려 (비명계의) 그런 발언들이 분리 대응을 막아서고 있는 가장 첫 번째 장애물,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