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2021년 7월 틱톡 팔로워 1만명 달성, 2022년 SK텔레콤 에이닷 메인 모델. 키 165㎝에 서울 사는 나수아씨는 나이가 없습니다.
가상 연예인 '메타테이너'가 그간 사람이 독점해온 '만능 엔터테이너' 지위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과거 게임과 영화 캐릭터에 머물던 디지털 휴먼이, 인공지능(AI)의 실시간 상호작용에 힘입어 시공간을 초월한 서비스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김범주 유니티테크놀로지스 코리아 에반젤리즘 본부장은 18일 <뉴스토마토>·토마토증권통이 주최한 ‘2023 넥스트 비즈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휴먼에 대한 모든 것'을 주제로 디지털 휴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조망했습니다.
김범주 유니티테크놀로지스 코리아 에반젤리즘 본부장이 18일 여의도 콘래드서울에서 열린 ‘2023 넥스트 비즈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휴먼에 대한 모든 것’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김 본부장은 디지털 휴먼이 각광받는 이유로 소통의 직관성을 들었습니다. 그는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개념을 받아들일 직관적인 방법은 결국 우리에게 익숙한 '사람'이라는 인터페이스"라고 설명했습니다. 대화 상대가 실제 사람에 가까울수록 상호작용 서비스에 거부감이 줄고 잠재력은 높아진다는 얘깁니다.
인류에 시초가 있듯이 디지털 휴먼도 조상이 있습니다. 원시 디지털 휴먼은 1966년 메사추세츠공대(MIT) 인공지능연구소 조셉 와이젠바움 박사가 만든 챗봇 '엘리자(ELIZA)'입니다. 엘리자는 당시 정해진 규칙으로 대화했지만 사람처럼 느꼈다는 보고가 여럿 나왔습니다.
이후 디지털 휴먼은 뮤직비디오와 영화, 게임 캐릭터로 쓰이며 우리 눈에 익숙해졌습니다. 하지만 특정 콘텐츠에서 제한된 역할을 마치는 데 머물렀습니다.
최근 비약적으로 발전한 AI가 디지털 휴먼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습니다. AI는 근육과 피부 구현, 2D 사진의 3D 공간 전환, 실시간 상호작용 등 다방면에 쓰입니다. 2020년 등장한 수아는 AI 활용의 대표 사례입니다. 실시간 상호 작용이 가능해진 덕에 디지털 휴먼의 영역이 콘텐츠에서 서비스로 확장됐습니다.
새로운 엔진과 용도 제한 없는 범용 캐릭터 생성 서비스들이 나오면서 실시간 캐릭터 제작도 쉬워졌습니다. 확장현실(XR) 기기로 캐릭터 움직임을 다듬어 현실 공간에 융합할 수 있습니다.
온마인드가 개발한 디지털 휴먼 나수아. 나수아는 유니티 엔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사진=수아 인스타그램)
김 본부장은 "누가 헤드셋을 끼고 사람 많은 곳에서 가상 캐릭터와 얘기하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이어폰 쓰고 길에서 통화하는 사람이 이상하다고 생각한 때가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며 "소니에서 연초 발매 예정인 '모코피'는 50만원대 가격에 풀 모션 캡처를 지원해 일반인이 직접 디지털 휴먼이 될 가능성을 열어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가상현실(VR)을 통해서 자연스레 다른 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합쳐지는 날이 빠른 시간 안에 올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새로운 종류의 서비스가 나타날 수 있고 상호작용이 매우 용이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디지털 휴먼이) 대화 상대, 조력자, 브랜드 마케팅 방법이라든지 선생님이 되는 가능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며 "디지털 휴먼이 복잡해진 기술 환경에서 사람들이 부담 없이 새로운 정보를 쉽게 받아들이고 활용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상황"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