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초·중·고 학생 선수들이 대회나 훈련 참가를 위해 결석할 경우 출석으로 인정해 주는 '학생 선수 출석 인정 결석 허용 일수'(출석 인정 일수)가 올해부터 다시 대폭 늘어납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학생 선수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출석 인정 일수를 줄여왔던 정책 기조가 바뀐 것입니다.
3월 시작되는 신학기부터는 출석 인정 일수가 초등학교 20일·중학교 35일·고등학교 50일로 확대됩니다. 고등학생 선수의 경우 2025년에 63일까지 늘리는 게 목표입니다.
2019년부터 축소됐던 '학생 선수 출석 인정 일수' 다시 2~4배 확대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학생 선수 출석 인정제 개선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지난해 초등학교 5일·중학교 12일·고등학교 25일이었던 학생 선수의 출석 인정 일수를 올해 초등학교 20일·중학교 35일·고등학교 50일로 2~4배 증대하겠다는 게 핵심입니다.
2019년까지 모든 학생 선수는 수업 일수의 3분의 1인 63일까지 대회 참여 등의 이유로 출석 인정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해당 연도에 체육계 성폭력 등 학생 선수 인권 침해 근절 대책의 일환으로 스포츠혁신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이들의 권고에 따라 학생 선수들의 주중 대회 참가는 금지되고 출석 인정 일수도 축소됐습니다.
학생 선수들의 학업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이었지만 오히려 학업과 운동 가운데 하나를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제도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신유빈 등 일부 학생 선수, 운동 위해 학업 포기하기도
실제 주말에 대회를 열기 어렵거나 훈련 시설이 멀리 떨어져 있는 종목은 출석 인정 일수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했다는 게 교육부의 설명입니다.
2021년 기준 중학생 골프 선수 중 62.7%, 테니스 선수 가운데 20.9%가 출석 인정 일수를 초과 사용해 결석·지각·조퇴 처리됐습니다. 17~19세 골프 등록 선수 중 방송통신고 등록생 비율은 2018년 135명에서 지난해 277명으로 크게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일례로 탁구 국가대표 신유빈 선수와 김나영 선수는 중학교 졸업 후 운동에 집중하기 위해 실업팀에 입단했고, 지난해 윔블던 테니스 대회 14세부 남자 단식에서 우승했던 조세혁 선수는 중학교 졸업을 포기하고 검정고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려면 야간이나 주말에 학교와 멀리 떨어진 훈련·대회 장소를 오가면서 단 하루도 쉴 수 없는 무리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며 "스포츠혁신위 권고로 헝클어진 체육 현장을 다시 정상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는 전문 체육 분야로 진출하는 결정적인 시기임을 고려해 고교학점제가 시행되는 2025년에 전체 수업 일수의 3분의 1인 63일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되 올해와 내년 시행 결과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할 계획입니다.
출석 인정 일수 확대하는 대신 출결 관리 등 강화
다만 교육부는 이번 개선 방안이 학생 선수들의 학업 소홀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습니다. 출석 인정 일수를 되돌리는 만큼 학생이 대회나 훈련 참가를 위해 교외 체험 학습(가정학습) 신청을 할 수 없도록 하고, 불필요한 지각이나 조퇴가 생기지 않도록 출결 관리를 강화합니다.
아울러 대학들이 체육특기자 입시 전형에서 출결 기록이 담기는 학교생활기록부의 실질적인 반영 비율을 더 높일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입니다.
이 외에도 학생 선수가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구축한 '이스쿨'(e-School) 플랫폼 운영 대상을 초등학생까지 확대하고, 교사·대학생 1명이 학생 선수 1~5명을 지도하는 '학습멘토단' 규모도 매년 늘려 나갈 계획입니다. 진로 상담 멘토 교사 규모 역시 지난해 30명 수준에서 올해 50명, 내년 100명으로 확대합니다.
교육부가 초·중·고 학생 선수들이 대회나 훈련 참가를 위해 결석할 경우 출석으로 인정해 주는 '학생 선수 출석 인정 결석 허용 일수'(출석 인정 일수)를 초등학교 20일·중학교 35일·고등학교 50일로 다시 확대합니다. 사진은 고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지원관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학생 선수 출석 인정제 개선 방안'을 브리핑하고 있는 모습.(사진 = 교육부 제공)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