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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품은 KG그룹, 지주전환 나서나
KG케미칼 전날 자사주 매입 공시, 소각 계획은 없어…지배구조 개편 비용 절감 가능
입력 : 2023-01-19 오후 3:03:13
서울 강남구 쌍용장동차 강남논현전시장 앞에 토레스가 주차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쌍용차를 품은 KG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지 주목됩니다. 지배구조 최상단 회사는 비상사이며 그 자회사는 자사주를 모으고 있습니다. 자사주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의 비용을 줄이는 데 유리합니다.
 
19일 KG그룹에 따르면 전날 KG케미칼이 12만2359주 자사주를 취득한다고 공시했습니다. 취득 예상 기간은 1월19일부터 4월18일까지입니다. 자사주 취득 위탁 기관은 미래에셋증권입니다. KG케미칼은 기존 7만148주 자사주를 보유해둔 상태입니다. 기존 자사주 지분율은 0.51%입니다. 이번 추가 매입 자사주를 계획대로 다 매입한다고 가정하면 자사주 지분은 총 1.38%가 됩니다.
 
인적분할 후 자사주에 대한 의결권 부활 법 개정안이 그간 여러차례 발의됐으나 국회를 통과하진 못했습니다. 이에 따라 KG그룹이 자사주를 활용해 지주회사 전환 등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전환 시 자회사에 대한 최소 지분 기준 등을 맞춰야 하는데 자사주가 있으면 그만큼 추가 지분 매입이 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KG케미칼은 이번 자사주 매입 목적을 주주가치 제고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 후 소각 계획을 정해두진 않았습니다.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는 한 주주가치 제고 효과는 반감됩니다.
 
KG그룹이 앞서 동부제철을 인수한데 이어 쌍용차까지 인수하면서 화학, 철강, 자동차 산업을 품게 됐습니다. KG그룹은 이같은 인수합병(M&A) 투자 및 사업이익 증가로 인해 지난해 자산총액 5조원 이상 기준인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습니다. 또한 쌍용차는 KG그룹에 인수된 이후 실적이 상승하는 추세입니다.
 
이들 그룹 내 편입된 자회사들의 사업이익 상승으로 자산 규모가 성장하면 지배주주 입장에선 지배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 필요합니다. KG케미칼이 사업지주 역할을 하고 있지만 1대주주(19.66%, 2대 주주 곽재선 회장 16.09%)인 KG제로인이 지배구조 최상단에 위치해 있습니다. KG제로인은 비상장사로 2021년말 감사보고서 기준 자산총액이 1327억여원입니다. 자회사인 KG케미칼은 작년 3분기말 개별 기준 자산총액이 3697억여원입니다. 공정거래법상 강제 지주전환 기준인 자회사의 지주비율(모회사의 자산총액 50%)를 이미 초과하고 있지만 모회사인 KG제로인의 자산이 법상 또다른 기준인 자산 5000억원 미만이라 당장은 지주전환 이슈가 없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KG제로인은 자산 5000억원을 넘지 못해 당장 지주회사 전환 대상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자회사들이 성장하면 할수록 소규모 자산의 모회사로 지배력을 유지하기 어려운 만큼 선제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뿐만 아니라 그룹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가게 되면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지정됩니다. 이 경우 순환출자가 제한됩니다. 기존 현대차 등 상호출자제한집단의 경우 순환출자가 있어도 해소 의무가 없지만 신규 지정되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합니다. KG그룹은 모회사인 KG제로인의 대주주가 KG케미칼의 자회사에 위치해 있는 순환출자가 포착됩니다. 결국 그룹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지배구조 개편 압박을 받게 되는 구조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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