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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감당 안 된다"…한계 다다른 자영업자·기업
은행 대출 연체율 하반기부터 급증
입력 : 2023-02-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한국은행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시중은행에서 돈을 빌린 기업과 개인이 점점 한계에 내몰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상이 멈추더라도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경기 침체까지 본격화할 경우에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의 부실 규모가 급격히 확대될 수 있습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가계 및 기업대출 연체율 평균은 3개월 전인 9월 대비 모두 상승했습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평균은 12월 0.28%로, 9월(0.23%) 대비 0.05%p 상승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 평균은 같은 기간 0.18%에서 0.24%로 0.06%p 올랐고, 대기업 대출 역시 0.01%에서 0.02%로 증가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9월 0.16%에서 12월 0.19%로 0.03%p 상승했습니다. 이 중 주택담보대출이 같은 기간 0.12%에서 0.15%로 0.03%p, 신용대출은 0.24%에서 0.28%로 0.04%p 각각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전체 연체율 변화를 살펴보면 가계와 기업 모두 하반기 들어 상승세로 바뀌더니 연말에 오름 폭이 확대됐습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월 0.16%, 6월 0.15% 등으로 큰 변화가 없다가 12월 0.24%까지 올랐습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역시 1월 0.23%에서 12월 0.28%로 상승했습니다.
 
코로19 발생 이후 정부가 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각종 자금을 지원했지만, 고금리에 따른 빚 부담을 상쇄하기 힘들어진 것으로 붆석되고 있습니다.
 
앞서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열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끌어올렸습니다. 0.5%였던 기준금리는 3.5%로 3%p 높아졌다. 한은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0.79%p(3.85%→4.64%), 신용대출 금리는 2.69%p(5.28%→7.97%) 올랐습니다.
 
문제는 올해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빚 부담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내놓은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부채 상환 부담 분석’ 보고서에서 올해 민간부문 대출이자 부담이 지난해보다 33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올해는 경기 침체의 그림자마저 짙어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0.4%로, 2년6개월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수출 부진에 민간 소비까지 얼어붙으면서 올해 성장률 역시 정부 전망치인 1.6%에도 못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중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직후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을 (작년) 11월에는 1.7%로 봤는데 한 달 조금 넘었지만 그사이 여러 지표를 볼 때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고 예상했습니다.
 
한은은 지난해 말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향후 대출금리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출 회복세 둔화, 금융지원정책 효과 소멸 등이 겹치면 자영업자대출 중 부실 위험 규모가 올해 말 40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습니다.
 
금융안정보고서는 "자영업자대출 부실위험 축소를 위해서는 취약차주의 채무 재조정을 촉진하고 정상 차주에 대한 금융지원조치의 단계적 종료, 만기 일시상환 대출의 분할상환 대출 전환 등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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