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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아이큐어, 코스나인과 불편한 동거 끝?…매각설 현실화 가능성
보유주식 276만주 처분…지분율 반토막
입력 : 2023-02-08 오전 7:00:00
이 기사는 2023년 02월 6일 18:5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박수현 기자] 화장품 연구개발(R&D)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기업 코스나인(082660)의 지분변화가 심상치 않다. 엔에스엔(031860)이 전환사채(CB)를 인수한 지 하루 만에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며 지분을 확보한 데 이어 기존 최대주주인 아이큐어(175250)는 예고 없는 블록딜로 지분을 일부 정리했다. 최근 코스나인의 경영난이 심화된 상태라 이 같은 움직임이 경영권 매각에 앞선 전조증상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코스나인 전경. (사진=코스나인)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아이큐어는 코스나인의 주식 552만주 중 276만주를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매도했다. 보유주식 절반을 처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아이큐어의 보유 지분율은 기존 9.06%에서 4.53%로 4.53%p 낮아졌고, 최대주주 자리에서도 물러나게 됐다.
 
아이큐어가 최대주주에서 내려왔지만 당장 지배력 행사에는 큰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지분 매도와 동시에 새롭게 최대주주로 오른 곳이 아이큐어의 자회사인 바이오라인밸류인베스트먼트 투자조합(바이오라인 투자조합)이기 때문이다. 바이오라인 투자조합은 코스나인 지분 7.29%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바이오라인 투자조합은 지난 2020년 아이큐어가 코스나인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출자한 투자조합이다. 아이큐어의 바이오라인 투자조합 지분율이 80.87%인 점을 감안하면 코스나인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는 변경되지 않은 셈이다.
 
문제는 바이오라인 투자조합과 아이큐어의 합산 지분율이 2대 주주 지분율과 약 3% 밖에 차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재 코스나인의 2대 주주는 바이오·ICT 사업을 영위하는 코스닥 상장사 엔에스엔이다. 앞서 지난해 12월28일 코스나인은 사채권자로부터 취득한 150억원 규모의 CB 가운데 35억원어치를 엔에스엔에 재매각한 바 있다. 엔에스엔은 29일 CB를 인수한 지 하루 만에 물량 전부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엔에스엔의 코스나인 지분율은 9.56%로 지배구조 상 개별기업으로는 바이오라인 투자조합(7.29%), 아이큐어(4.53%)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스나인의 경영권 매각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된다. 코스나인의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어 사실상 정리 수순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코스나인의 영업손실 규모는 지난해 9월 기준 64억원으로 아이큐어에 매각될 당시인 2020년 말 18억원보다 3배 이상 불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0억원에서 66억원으로 68.6% 쪼그라들었다. 아직 지난해 연간 실적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연속 적자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이큐어의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도 코스나인 매각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요인이다. 아이큐어는 주가 하락으로 소액주주와의 갈등, 투자자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등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 소액주주들의 경영진 해임 요구로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었고, CB 투자자들의 풋옵션 청구에 따라 현금 유출 또한 본격화됐다. 여기에 곳간 사수를 위해 지난해 진행한 유상증자도 발행가액 하락으로 어그러진 탓에 추가 자금조달이 당면과제로 떠오른 상황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인수합병(M&A)은 매각 주관사 선정부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여러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작업이라서 지분 매각만 두고 단정 짓긴 어려운 사안”이라면서도 “다만 적대적 M&A에 노출된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은 경영권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큐어는 코스나인 인수 이후에도 이사회 장악에 실패하는 등 불안정한 지배구조를 이어왔다. 인수 초기 최영권 아이큐어 대표는 코스나인의 오너인 백광열 대표와 함께 각자대표로 올라섰지만, 줄곧 경영 방향에 대한 이견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임시주주총회에서는 최 대표가 코스나인 이사진을 재편하기 위해 표 대결에 나섰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발에 부딪히며 패배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아이큐어로선 사업 시너지를 기대할 수 없는 자회사를 정리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IB토마토>는 아이큐어와 코스나인에 지배구조 변화에 관해 물어보고자 지속 연락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박수현 기자 psh5578@etomato.com
 
박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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