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경기도에는 도민들의 입장에서 도정 전반에 쓴소리를 내는 팀이 있습니다. 바로 '레드팀'입니다.
김동연 지사의 제안으로 지난해 9월 시작된 '레드팀'은 1기 활동을 끝내고 올해 2기 활동에 돌입했습니다. 1기 레드팀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반려동물 테마파크 운영방안 개선 등의 안건을 내는 등 큰 성과를 냈다고 자화자찬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김동연 지사가 의도한 도정에 쓴소리를 내고, 도민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는 레드팀의 제안치고 '일회용품 줄이기'는 좀 뻔한 내용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굳이 레드팀이 아니어도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제안들인 것 같기도 합니다.
레드팀은 김 지사가 줄기차게 강조해온 금기깨기, 접시 깨기 행정 등의 철학이 담긴 조직으로, 도정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강조돼 출범 초기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습니다. 어느 지자체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을 통해 도정을 뒤집는 사례를 본 적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큰 기대와 달리 레드팀의 활동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가장 큰 성과로 꼽히는 도청 내 일회용품 줄이기의 경우 이재명 전 지사가 이미 2019년 도청에서 시행했던 사업이고, 반려동물테마파크 역시 이 전 지사 때부터 조성, 진행돼 왔기 때문에 김 지사의 색깔이 담긴 획기적인 기획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레드팀의 활동이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도정에 대한 여러 대안이 나왔고, 무려 95건의 제안 중 59건이 수용됐기 때문입니다. 그저 호기롭게 출범한 것 치곤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것이죠.
이에 경기도에서도 2기 레드팀에 대한 고민이 깊었던 것 같습니다. 여러 변화들이 생겼습니다. 우선 레드팀 구성이 다양해졌습니다. 도청 내부 직원들에 한정됐던 팀원 구성이 산하기관 직원들까지 넓어졌습니다. 소속과 부서, 직렬, 연령을 더 골고루 안배하기도 했죠.
또 격주로 열던 회의를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였습니다. 대신 레드팀의 제안에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실무부서도 함께 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따끔함을 기대했지만 사실상 존재감이 없었던 레드팀. 공직사회의 관성을 벗어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일각에선 자칫 용두사미로 마침표를 찍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이번 변화를 통해 도정에 쓴소리를 내주는 조직으로 성장하길 기대해 봅니다.
경기도청 전경. (사진=경기도)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