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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롯데⑤)수포로 돌아간 중국몽…롯데쇼핑 실적엔 상처만
중국 리스크에서 벗어나 타개책 '모색'
입력 : 2023-02-15 오전 6:00:00
 
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사진=롯데백화점)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롯데는 중국 수요를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야심차게 롯데제과를 시작으로 마트, 백화점 등의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사드 이슈 이후 상당수가 영업 정지를 당하며 2018년 이후 전반적인 점포 구조조정에 돌입했습니다.
 
롯데는 중국에서 운영하던 마지막 백화점 점포인 청두점을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에서의 구조조정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롯데쇼핑의 재무제표는 영업손실의 연속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롯데의 중국 진출이 유통 경쟁력 제고를 위한 선택이었지만 오히려 실적 악화로 롯데쇼핑 전체의 재무 부담을 높이는 상흔으로 남았습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다트)에 기재된 롯데쇼핑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청두점 재무 상황은 녹록지 않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총계가 자산총계 764억원 보다 큰 1190억 원입니다. 지난해 롯데쇼핑이 317억원 출자한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837억원으로 늘렸지만 재무 개선 효과는 미진한 상황입니다.  
 
중국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내세운 글로벌 사업의 핵심 요충지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신 회장은 2018년까지 '매출 200조원, 아시아 톱 10'이라는 목표와 함께 신 중국전략을 내세워 공격적으로 중국 현지에 롯데마트와 롯데백화점을 출점했습니다.
 
하지만 롯데의 신 중국전략은 중국 내에서 쉽지 않았습니다. 롯데쇼핑은 사드 보복 조치의 최대 피해 기업입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가 시작될 무렵인 2016년 롯데백화점 중국 사업 매출은 970억원에 달했습니다. 이후 3년 만인 2019년 반토막이 된 460억원, 2021년에는 280억원으로 급감했습니다. 
 
    롯데쇼핑 백화점 중국 실적 그래프. (제작=뉴스토마토)
 
롯데쇼핑 당기순이익은 2016년 2469억원 흑자에서 2017년 206억원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2018년에는 중국 구조 조정 비용의 여파로 손실 규모는 4650억원으로 급증했습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가 중국 리스크로 가장 큰 손해를 입은 기업 중 하나에 해당한다"라며 "당시 신동빈 회장이 중국 비즈니스에 집중했고, 그간 다른 나라에 대규모 서비스업에 투자한 경우는 전무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롯데는 사드 사태의 여파로 중국에서 실적이 하향 곡선을 그리게 됐다"라며 "컨츄리리스크를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리스크에서 벗어나 타개책 모색하는 '롯데'
 
롯데는 중국 리스크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롯데쇼핑은 영업 적자가 지속되던 중국 할인점을 2018년에 매각했습니다. 2020년~2021년에는 200여 개의 점포 정리(마트, 슈퍼, 롭스)를 통해 할인점 및 슈퍼 부문 실적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롯데는 이커머스 사업본부 통합, 복합쇼핑몰 사업 영업양수, 한샘 지분 투자 등 유통산업 내 경쟁력 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다만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중장기적 펀더멘털 개선 여부에 대해선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온라인 부문에서 높은 경쟁 강도가 유지되고 있으며 소비패턴 변화 대응과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 투자성과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구조조정 및 자산매각에 대한 성과, 유통산업 내 본원적 경쟁력 회복 여부, 수익성 및 재무 부담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업계에선 롯데쇼핑이 면세점 사업에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미얀마, 싱가포르, 도쿄, 시드니 등 중국인이 다니는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매장을 구축했기 때문이죠. 앞으로 리오프닝의 여파로 중국인과 한국인이 해외에 적극적으로 나가면 면세점은 많이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같은 배경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비전이 없기 때문에 면세점 사업에 주력할 수밖에 없다"라며 "요새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물건을 사기보단 온라인 쇼핑을 주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전 대형마트 비즈니스 모델은 비전이 없기 때문에 온라인 전환은 필수적인 상황"이라며 "롯데 측에선 롯데온이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아서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장 점유율에선 쿠팡이 대세론을 굳히면서 롯데는 리테일 비즈니스 부문에선 활로를 모색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롯데쇼핑의 호실적…온라인 수익성 개선 등 체질 개선 주력
 
롯데하이마트 전경. (사진=롯데하이마트)
 
롯데쇼핑의 2018~2022년 자회사를 제외한 별도기준을 보면 △2018년 매출 10조 2177억원, 영업손익 4031억원 △2019년 매출 9조 6953억원, 영업손익 2710억원 △2020년 매출 8조 7080억원, 영업손익 1340억원 △2021년 매출 8조 4082억원, 영업손익 860억원 △2022년 9월 매출 6조 5910억원, 영업손익 1849억원 등입니다. 
 
롯데쇼핑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연속해서 순손실을 냈는데, 2020년의 순손실 규모는 1조원이었습니다.
 
지난해 롯데쇼핑의 연결기준을 보면 영업이익은 3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89.9% 증가했습니다. 다만 매출은 15조 4760억원을 기록하면서 0.6% 소폭 감소했습니다.
 
해외사업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서 전년 동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기저효과로 매출이 증가했으나, 중국은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매출이 감소했습니다.
 
롯데쇼핑 측은 지난해는 경기 침체로 소비 심리가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마트 등 주요 사업부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한 해였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가전제품전문점 시장 환경의 악화로 하이마트 실적 부진은 지속됐습니다. 
 
하이마트는 매출 3조 3370억 원, 영업이익 520억 원으로 적자전환했습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한 소비 및 부동산 거래 침체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제품은 내구 소비재로 소비자의 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 부문"이라며 "현재 고금리의 여파로 가처분 소득이 줄면서 가전 수요가 줄었다"고 말했습니다. 
 
홈쇼핑은 각각 2.3%, 23.5% 감소한 매출 1조 780억 원 영업이익 780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홈쇼핑은 패션, 건강식 등 고마진 상품 비중의 감소가 원인입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롯데쇼핑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감소했던 백화점, 마트 등 주요 사업부들의 매출이 엔데믹과 함께 다시 개선되는 한해였다"며 "올해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오픈, 그로서리 혁신, 버티컬 전문몰로의 변화 등 각 사업부별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
고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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