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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자사주 매입이 죄?…시장은 일제환영
최 회장 등 임원 64명 총 1만9209주 매입…"책임경영 차원"
입력 : 2023-02-15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검찰이 '포스코 자사주 매입' 고발 사건으로 최정우 POSCO홀딩스(005490) 회장과 임원 총 64명에 대한 수사를 2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습니다. 당시 검찰은 자사주 매입 발표 전, 이들이 미공개 정보를 통해 회사 주식을 매입했다고 보고 수사를 착수했습니다. 포스코는 황당하다는 입장입니다. 주가 저평가 해소를 위해 임원들이 책임경영 차원으로한 자사주 매입을 검찰이 불법행위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장에서도 포스코 임원들의 매입 사건 이후 배당금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포스코의 주주친화 경영이 본격화되면서 투자자 입장이 한층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의 지난해 주주환원 금액은 자사주 소각을 포함해 총 1조5000억원 규모로 나타났습니다. 또 지난해 연간 총 배당금은 주당 1만2000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배당성향은 30%에 가깝습니다. 이는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에 따른 실적악화로 전년(1만7000원) 대비 5000원 낮아진 수준입니다. 그러나 지주사 전환 전 주당 8000원~1만원 수준으로 지급됐던 배당금(2021년, 8000원) 수준보다는 다소 높은 규모입니다. 포스코는 이같은 주주친화 경영을 지속 강화할 방침입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지난 1월 컨콜에서 "지주회사 전환을 할 때 연간 1만원 정도 수준의 배당은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었는데, 성장을 통해 주가 상승 노력을 하고 안정적인 주주환원을 하겠다"며 "순부채 비율이 10% 미만으로 여전히 낮아 배당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기반이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도 올해 주주환원 정책을 본격 혁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해 8월 싱가포르에서 현재 포스코의 2대 주주인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 해외 최대 투자자들을 만나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 동안 중기 주주환원 정책을 새롭게 수립할 방침을 세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신사업을 비롯해 성장을 바탕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최 회장은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의 사업정체성 변화를 위해 미래 신사업에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우수한 사업성과와 성장 비전을 바탕으로 주주친화정책 및 소통을 강화해 주주들의 신뢰와 기대에 더욱 부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진전없는 수사 장기화…포스코 경영 활동 발목
 
이같은 상황에서 자사주 매입 의혹은 포스코 정상 경영 활동에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최 회장을 포함한 주요 임원 다수를 대상으로한 수사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법조계에 따르면 포항 시민단체 ‘포스코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해 7월 대통령실에 포스코 자사주 매입 의혹 사건에 대한 신속한 수사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습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가 이를 받아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당시 사건 재배당, 재수사로써 속도를 올린다는 논조의 보도가 잇따랐지만, 검찰은 통상적인 절차에 따른 수사라고 설명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없어지면서 이 사건(포스코 자사주 매입 의혹)을 반부패3부가 승계하게 된 것"이라며 "사건의 재배당, 재수사 착수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앞서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3월 당시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이 최 회장 등 임원 64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고발 단체들은 "포스코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이라는 미공개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이익을 얻으려 주식을 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포스코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주가가 하락했고 이에 대한 책임경영 차원에서 주식을 매입했다는 입장입니다. 또 임원들이 매입 주식을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보유 중인 점이 근거라고 설명했습니다.
 
포스코는 "임원들의 주식 매입은 당사 주가가 연초 대비 최대 42% 급락하게 되자 임원들이 책임경영 의지를 시장에 보여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한 것"이라며 "주가 저평가 해소 목적으로 장기 기관투자가들이 자사주 매입을 지속해서 요구하기도 했고, 과도한 주가 급락에 따라 4월10일 긴급하게 임시이사회에 부의돼 최종 결정된 사안"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임원들이 주식매입 시점에 자사주 매입에 대한 구체적인 의사 결정이 전혀 없었고, 해당 정보를 전달받지도 않았다"며 "임원들의 회사 주식매입과 회사의 자사주 매입은 전혀 관계가 없고 임원들은 당시 매입한 주식을 현재까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후 지난 2021년 8월 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가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를 압수 수색을 통해 압수물을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수사 진전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주주 자사주 매입,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 
 
통상적으로 기업의 자사주 매입은 주식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합니다. 특히 주가가 하락했을 때 오너의 자사주 매입은 대표적인 주주친화 정책 중 하나입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사주 매입을 하면 주식수가 줄고 기업가치로 보는 주당순이익(EPS)이 올라간다"며 "주주들에게 주당가치를 올려서 자본이익을 돌려주는 정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서 교수는 "기업 대표나 임원 등 회사 주식을 많이 가진 상황이라면 본인들의 자산가치도 올라가는 것"이라며 "주식 가치도 올리는 동시에 주주들에 대해 친화 정책이라 매입을 많이 선호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최 회장과 임원들은 지난 2020년 3월 포스코 주식 1만9209주(약 32억6000만원)를 사들였습니다. 최 회장은 615주(약 1억원)를 장내 매수했습니다. 이후 한달 뒤인 4월10일 포스코는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포스코 보통주 1526주를 보유하고 있는 최 회장은 현재 포스코 지분율 상위 6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정우 한국철강협회 회장이 지난해 6월 오전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제23회 철의 날 기념행사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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