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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2월 24일 19:1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의 경영권 분쟁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의 신호로 읽힌다. 경영권 다툼을 위해 지분 취득을 해야 하고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만 기업의 경영 자체에는 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특히 부진한 실적으로 반등이 필요한 기업에게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은 정상화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운다. 이에 <IB토마토>는 실적 위기 상황에서 경영권 다툼까지 발생한 코스닥 상장사들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손강훈 기자] 삼영이엔씨(065570)가 또다시 경영권 분쟁 전운이 짙어졌다. 과거 오너일가의 경영권 다툼이 마무리 된지 1년이 조금 넘은 시점이다. 특히 경영권 분쟁이 영업실적의 발목을 잡았던 경험이 있던 만큼 지난해 부진한 성적으로 올해 영업실적 반등이 필요한 상황에도 또다시 관련 이슈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실적 회복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현정씨 외 2명이 삼영이엔씨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총회소집허가가 부산지방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이에 삼영이엔씨는 사내이사 황재우(대표이사), 김상우(이사), 최성은(상무이사) 해임의 건과 주현정과 김동환을 사내이사로, 석경회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건을 의안으로 하는 이사회를 개최해야 한다.
삼영이엔씨는 과거 오너 간의 경영권 분쟁이 있었다. 2019년 최대주주 황원 회장(지분율 25.24%)이 병환으로 쓰러지자 경영권을 두고 자식들의 다툼이 시작됐고 1년이 넘게 갈등이 이어지다가 황재우 대표에게 권한을 주는 방식으로 화해를 했으며 이후 지난해 2월 황원 회장의 성년후견인으로 황재우 대표가 선임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당시 황재우 대표와 황혜경·이선기 전 대표가 지분율 경쟁을 위해 외부 세력과도 손을 잡으면서 혼란한 상황이었다.
주현정이라는 이름은 이 당시 경영권 분쟁에도 등장한다. 2021년 8월 주현정 외 3인(최영호, 김문영, 성화산업)은 당시 이사였던 황혜경(황원 회장 딸), 이선기(황원 회장 사위)의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 황재우 대표 측을 지원하는 주주가 아니겠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 소송은 10월 신청 취하서가 제출되며 마무리됐다.
상법상 주주총회 개최를 제안하려면 지분 3% 이상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동안 5% 이상 주주에 주현정씨가 나오지 않았기에 3~5%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일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영권 분쟁과 관련 혼란이 커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재우 대표이사의 삼영이엔씨 보유지분은 0.02%에 불과하지만 최대주주 황원 회장(25.24%)의 성년후견인이다. 과거 다툼이 있었던 황혜경씨(지분율 1.01%)와의 갈등 여부는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또한 황원 회장 외 5% 이상의 지분을 가진 주주도 존재하지 않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황재우 대표가 최대주주의 황원 회장의 성년후견인인 상황에서 현재 드러난 주주구성 등을 볼 때 주주총회가 개최돼 표대결이 이뤄진다고 해도 현 경영진이 해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를 해임하려면 발행주식의 3분의 1,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삼영이엔씨 정관에 따르면 이사 수는 3~7명 이내로 규정돼 있어 현재 기존 사내이사의 해임이 없으면 새로운 사내이사를 선임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황재우 대표의 낮은 지분율이 지속된다면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으며 이는 사업 추진 차질 등으로 인해 지난해 부진에 빠졌던 영업실적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공교롭게도 2018년까지 흑자였던 삼영이엔씨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2019년 적자전환됐으며 2020년까지 지속됐다.
2019년의 경우 자회사 청산, 대손충당금과 자산손상차손 증가 등을, 2020년은 코로나19 장기화 영향과 재고자산 평가손실 충당금이 늘어난 것을 적자의 주된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경영권 혼란으로 인한 사업 활동 위축과 경영권 다툼으로 인해 법률자문 비용 등이 늘면서 전체적안 판매관리비 증가를 이끈 것도 영업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특히 2021년의 경우 신제품 출시에 따라 매출 증가와 마진이 개선되면서 매출은 401억원으로 전년 대비 13.6% 증가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8억원과 1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경영권 다툼 관련 비용발생으로 수수료비용이 2020년 대비 59.5% 늘어나면서 판매관리비는 111억원으로 11.1% 증가했다. 관련 비용 증가가 없었다면 수익성은 더 좋아질 수 있었다는 의미다.
더구나 작년 영업실적은 부진했다. 매출은 31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4%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36억원, -458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원자재 수급지연과 전쟁으로 인한 러시아 수출 중단 영향을 받았다. 영업이익은 재고자산평가(폐기)손실, 신규사업R&D 비용과 경상개발비 증가 등으로 손실이 발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유·무형자산의 손상차손과 이연법인세 비용 증가 등이 원인이었다.
삼영이엔씨는 러시아 수출 중단은 동남아나 러시아 주변국을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수익성의 경우 영업부진에 따른 자산 재평가로 인해 비용이 과도하게 발생한 것이 주된 이유인 만큼 올해 매출이 전년보다 회복된다면 자연스럽게 좋아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만약 경영권 분쟁 본격화로 또다시 관련 수수료 비용이 증가한다면 판매관리비 등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영업이익 개선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도 경영권 혼란은 기업의 경영 전략과 활동에 불확실성을 키우기 때문에 판매망 확대 등이 필요한 삼영이엔씨에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와 관련 삼영이엔씨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이번 경영권 분쟁 같은 경우는 올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강훈 기자 riverh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