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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수익률 국민연금 '특단'은…"독립성·전문성 강화해야"
국민연금 80조원 손실, 운용수익률 -8.22%
입력 : 2023-03-08 오전 5:00:00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작년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역대 최악을 기록하면서 특단의 대책 여부가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기금운용위원회의 전문성 강화와 기금운용본부를 공사 형태로 분리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7일<뉴스토마토>가 금융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기금운용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특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정부 인사를 배제하고 민간 전문가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기금운용위는 국민연금 투자를 결정하는 최상위 의사결정기구입니다. 
 
위원회 20명에는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 기획재정부·농림축산식품부·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 차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5명이 정부 측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합니다. 이와 함께 사용자(3명)·근로자(3명)·지역가입자(6명)가 추천하는 인사, 관련 전문가 2명 등 14명의 민간위원이 있습니다.
 
투자 전문가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투자 전문가 대신 ‘낙하산’ 인사들이 들어가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최근 기금운용위의 상근전문위원에 검찰 출신 변호사가 선임되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에서 기금 운용을 담당하는 기금운용본부(기금본부)를 공사 형태로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자본시장연구원 남재우 연구위원은 "운용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기금운용위원은 시장의 부당한 요구 및 압력에 대응하기 어렵고 선임 및 임기 연장 권한이 정부에 있는 전문위원은 ‘정무적 판단’에 대항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금운용의 효율성과 독립성을 높이려면 지배구조를 민간전문가 집단으로 재편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하부 집행조직을 독립시켜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국민연금의 기금 고갈 문제가 커지는 가운데 작년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역대 최악을 기록했습니다. 사진은 국민연금운용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인력(투자 담당자)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달 국민연금이 공시한 임직원 수 현황에 따르면, 작년 4분기 말 기준 기금운용본부 운용직은 319명으로 정원 380명의 84%에 불과합니다. 2016년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시로 이전한 이후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금운용본부 운용직은 전주 이전 후 한 번도 정원을 100% 채운 적이 없습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수익률을 높이려면 기금운용본부만이라도 서울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전주에 남아 있는 금융투자업계 인력을 오래 붙잡아둘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023년도 제1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에서 "정부는 우수인력 확보를 위해 운용 인력의 보수 수준을 시장 상황에 맞게 합리화하고 금융시장·운용사와의 원활한 정보 교류와 네트워크 구축 등 기금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주에 기금운용본부를 정책 논리만으로 이전한 것이 문제다. 국민연금은 전주로 가더라도 금융시장이 여의도에 있으니 서울에 남겨둬야 했다"면서 "일단 수익률 높이고자 하는게 대체투자 분야인데 전문인력이 많지 않다. 그나마 소수 있던 전문인력도 전주에 있다보니 다 떠나고 있다. 금융 시장에서 희소성이 많다보니 경험과 몸값만 쌓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높은 수익률을 원한다고 하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 컨설팅도 받아서 합리적인 장기투자 상품에 대해 공격적으로 투자를 할 필요도 있다"며 "투자 손실부분도 우리 사회가 이제 비난만 할게 아니라 주식시장 등 경제 상황에 맞게 이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한편,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민연금이 국민의 소중한 노후 자금을 잘 지킬 수 있도록 기금 운용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은 79조 6000억원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기금 운용수익률은 마이너스 8.22%로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10년간 평균 수익률은 4.9%로 캐나다 국민연금(10.0%) 등 주요 글로벌 연기금 수익률 보다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시로 이전한 이후 인력 이탈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은 국민연금공단 전주지사 건물.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joojoosky@etomato.com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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