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계속되는 수출 감소로 제조업이 위축되고 설비투자까지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발 기대감에도 '대중국 수출 위축'이 여전한데다, 중국의 실물지표 부진으로 긍정적 영향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또 소매 판매의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 증가세도 완만해지는 등 소비 둔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내수도 둔화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고 8일 밝혔습니다.
KDI 측은 "수출은 지역별로는 대중국 수출을, 품목별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조업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생산이 대폭 감소하고 재고는 급증하는 등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제조업의 부진으로 설비투자가 감소하고 고용 증가세는 둔화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를 보면 올해 1월 전 산업 생산은 광공업의 부진이 지속된 것에 따라 전월 0.7% 증가에서 0.8% 감소로 전환됐습니다.
제조업도 부진해 평균가동률이 낮은 수준에 그쳤고 재고율도 높아졌습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0.9%로 전월 68.3%와 비슷했고, 재고율은 117.8%에서 120.0%로 확대됐습니다.
3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65으로 전월 66보다 더 낮아졌습니다. 제조업 업황 BSI 전망은 지난해 11월 75, 12월 70, 올해 1월 71로 하락했고 2월부터는 7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내수도 둔화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하역 작업이 진행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특히 수출은 전 세계적인 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큰 폭의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부진했습니다. 2월 수출은 조업일수 증가에 따라 감소 폭이 -7.5%로 전월 -16.6%보다 축소됐지만, 일평균 수출은 전월 -14.6%와 유사한 -15.9%의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품목별로는 일평균 기준으로 자동차가 33.7%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됐지만, 반도체가 47.7% 감소하는 등 대부분 품목에서 부진이 계속됐습니다.
국가별로는 대중국 일평균 수출액과 중국을 제외한 지역으로의 일평균 수출의 감소 폭이 모두 소폭 확대됐습니다. 대중국 일평균 수출액 감소 폭은 1월 -29.8%에서 2월 -31.1%로 커졌습니다. 같은 기간 중국을 제외한 지역의 일평균 수출액 감소 폭도 -9.8%에서 -11.1%로 나타났습니다.
1월 소매 판매는 기저효과에 주로 기인해 전월(-3.1%)보다 높은 0.7%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2.1% 감소하면서 전월(-0.2%)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습니다. 서비스업 생산은 5.9% 증가해 전월 6.7%보다 증가 폭이 줄었습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감소했습니다. 1월 설비투자는 전월 3.2%보다 낮은 -3.9%의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KDI 관계자는 "중국의 리오프닝 이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대내외 서비스업 관련 심리지수가 개선됐다. 그러나 대중국 수출이 여전히 위축돼 있고 중국 실물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는 등 중국 리오프닝의 실물경기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정부는 올해 수출 목표를 지난해 6836억달러에서 0.2% 늘린 6850억달러로 설정한 상황입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내수도 둔화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고 8일 밝혔습니다. 사진은 서울 중구 명동의 한 음식점에 중국어 주문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