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들어 거듭된 유찰로 감정가격이 낮아진 수도권 아파트 경매에 수요층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줄곧 이어지며 전반적인 집값이 하락하면서, 초저가 매물에만 관심을 기울이는 세태가 반영됐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일각에서 집값 바닥론이 제기되는 점도 입찰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률은 40%에 미치지 못할 만큼 아직 낮은 수준입니다. 아울러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을 뜻하는 낙찰가율은 대체로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경매에 대한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고금리 기조 흐름에 여전히 보수적인 가격 접근이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8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 수는 10.7명으로 두 자릿수를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권역별로 서울 아파트 경매에는 평균 8명이 응찰했습니다. 서울 아파트 응찰자 수는 지난해 10월 2.6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입니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경기와 인천은 더욱 치열한 경쟁을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는 13.71명으로 3개월 연속 두 자릿수를 찍고 있는데, 이는 지난 2020년 3월 14.17명 이후 가장 많습니다.
아울러 인천은 올해 1월 8.3명보다 많은 10.4명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20년 6월 10.75명 이후 최다 수치입니다. 경기, 인천 모두 약 3년 만에 평균 응찰자 수가 가장 많은 셈이죠.
다만 수도권 일대 아파트의 낙찰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달 서울은 아파트 경매 122건 중 44건이 낙찰되며 36.1%의 낙찰률을 기록했습니다.
경기는 261건 가운데 99건이 몰리며 낙찰률이 37.9%로 집계됐습니다. 또 인천은 156건 중 35건(22.4%)이 낙찰됐습니다.
아울러 수도권의 낙찰가율은 대체로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79.8%로 전월(78.7%) 대비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경기의 경우 낙찰가율은 71.9%였는데 이는 지난 1월 73.3%보다도 낮은 수준입니다. 또 인천의 낙찰가율은 66.4%로 지난 1월(72.8%)에 비해 크게 떨어졌습니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올 들어 수도권 경매 시장에 응찰자들이 몰리는 것은 사실이지만 경매 업황 전체가 회복됐다고 하긴 어렵다"며 "감정가가 지난해 기준으로 나오다 보니 어느 정도의 착시효과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는 전반적인 부동산 가격이 굉장히 높았고, 유찰이 수차례 이뤄지면서 많이 떨어진 느낌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팀장은 "게다가 최근 시장에서는 수요층이 급매물만 노릴 정도로 저렴한 가격대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도권 일대 거듭된 유찰 매물이 인기를 끄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아직 매도자와 매수자 간 매물을 바라보는 가격 간극이 크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